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6일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범준 기자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6일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범준 기자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사진)가 6일 진행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층과 거리를 두는 발언을 쏟아냈다.

'문자 폭탄'에 대해 소신 발언하고 이재용 사면엔 유연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청문회에 참석해 '강성 친문' 성향의 지지자들이 보내는 '문자 폭탄' 논란을 두고 "제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민주주의적인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문자 폭탄을 감수하고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해야 한다"고 말하자 "국민의 삶과 눈높이가 우선이 돼야 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필요성에 대해서도 김 후보자는 자신의 소신을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바깥 여론을 대통령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민주당 지도부에 비해 다소 유연한 입장이다. 민주당은 최근 안규백·이원욱·양향자 의원 등이 제기한 이 부회장의 사면 필요성에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조국 사태'와도 거리두기…보궐 패배 민심 받드는 발언?

김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과 가족에 대한 인신 모독성 전단을 뿌린 30대 남성에 대해 모욕죄 처벌 의사를 밝혔던 데 대한 쓴소리를 했다. 김 후보자는 "일반 국민을 모욕죄로 고소한 것이 온당한가"라는 질의에 "대통령이 (해당 사안을) 조금 폭넓게 보도록 참모들이 보좌했으면 어땠을까"라고 말했다.

이른바 '조국 사태'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김 후보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기대에 못 미쳤다"며 "국민, 특히 젊은 층에 여러 상처를 준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6일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안경을 만지고 있다. /사진=김범준 기자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6일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안경을 만지고 있다. /사진=김범준 기자
이러한 김 후보자의 발언을 두고 당내에서는 4·7 보궐선거 민심을 받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비문' 성향의 자신에게 주문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는 호평이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김 후보자에게 원했던 모습이 청문회를 통해서도 나오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보다 폭넓은 민심에 귀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김 후보자가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