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위 완성차 회사가 테슬라로부터 탄소배출권을 구입하지 않기로 했다. 탄소배출 규정을 충족시키면서 더 이상 탄소배출권을 구매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탄소배출권 수입이 핵심 수익원인 테슬라의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엥(PSA)의 합병으로 탄생한 글로벌 4위 자동차 기업 스텔란티스가 앞으로 테슬라의 탄소배출권을 사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스텔란티스가 푸조 덕분에 탄소배출 규정을 충족한 것으로 분석했다. 푸조는 전기자동차를 비롯한 친환경차를 판매하면서 배출권 규정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소배출권은 전기차를 생산하는 테슬라처럼 환경오염을 낮추는 데 기여한 기업이 제공받는 인센티브의 일종이다. 올해 1분기 테슬라는 순이익이 4억3800만달러(약 4930억원)에 달해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그 가운데 탄소배출권 판매로 거둔 이익은 5억1800만달러였다. 테슬라가 지난해 벌어들인 전체 탄소배출권 수익은 16억달러가량으로, 총순이익(7억2100만달러)을 한참 웃돌았다. 탄소배출권 판매 수익을 제외하면 사실상 적자를 기록했다.

FT는 이를 두고 “탄소배출권 판매는 테슬라에 재정적인 생명줄이었다”고 평가했다. 독일 매체 벨트암존탁도 최근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 제조기업들이 환경법에 의해 의무적으로 테슬라로부터 탄소배출권을 사들여야 했고, 그 덕분에 지난해 테슬라는 8억62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7억2100만달러 이익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차량당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을 130g에서 95g으로 강화했다. 이로 인해 배출권을 두고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간에 짝짓기가 잇따랐다. 포드와 폭스바겐이 각각 볼보자동차와 영국 MG모터로부터 탄소배출권을 구매한 게 대표적 예다.

김리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