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노조원들이 6일 서울 도봉사업소를 점거하고 ‘상복 집회’를 하고 있다.  /르노삼성 제공
르노삼성 노조원들이 6일 서울 도봉사업소를 점거하고 ‘상복 집회’를 하고 있다. /르노삼성 제공
르노삼성자동차 노조원들이 서울 시내 한 사업소를 점거하고 집회를 열었다. 인천 창원 등 일부 사업소를 폐쇄하겠다는 회사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사업소 폐쇄를 반대한다면서 폐쇄 대상도 아닌 사업소를 점거해 영업과 정비 업무를 방해하는 건 용납하기 어려운 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원 수십 명은 이날 서울 도봉사업소를 점거했다. 르노삼성은 현재 부분 직장폐쇄 상태다. 노조 지도부가 파업을 반복하자 회사는 일할 의사가 있는 직원만 사업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파업을 이어가자는 지도부와 달리 일반 노조원 다수가 일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도봉사업소의 직원 일부도 이날 출근해 정비 작업을 했다. 하지만 수도권 지역 노조원들은 도봉사업소 앞에 모여 집회를 열었고, 이후 사업소 안으로 진입했다. 사업소 관계자들이 직장폐쇄를 이유로 저지하려 했지만 노조원들은 철문을 뛰어넘고 진입을 막는 직원을 밀치기도 했다.

사업소 안으로 들어간 노조원들은 정비를 위한 작업장을 점거하고 집회를 이어갔다. 이들은 차량 판매를 위한 전시장 앞에서 상복을 입은 채 “르노삼성 서비스센터를 살려달라”고 쓰인 깃발을 흔들었다. 노조원들은 앞으로도 수도권 지역 사업소를 돌며 집회를 열겠다는 방침이다.

노조의 무리한 투쟁이 차량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회사를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회사가 폐쇄 방침을 밝힌 사업소가 아닌 곳에서 집회를 한 것이 역효과를 낼 것이란 지적이 많다. 노조원들의 실력 행사로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해지고, 정비를 맡기는 고객들의 회사에 대한 불신도 커질 수 있어서다.

한 관계자는 “전시장 앞에서 상복을 입고 앉아 집회를 하는 행동은 가뜩이나 판매량 감소로 어려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1~4월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량은 1만8595대로 전년 동기(3만1003대) 대비 40.0% 급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