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인류가 처한 현실, 소설보다 더한 스릴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우리가 지구를 구할 수 있다면?
(Was, wenn wir einfach die Welt retten?)
독일 소설가가 쓴 '논픽션' 화제
기후변화·코로나 등 동시다발 위기
"환경 문제선 누구나 주인공이자 영웅
녹색 기술·지속가능 가치로 극복해야"
(Was, wenn wir einfach die Welt retten?)
독일 소설가가 쓴 '논픽션' 화제
기후변화·코로나 등 동시다발 위기
"환경 문제선 누구나 주인공이자 영웅
녹색 기술·지속가능 가치로 극복해야"
독일 출신 베스트셀러 작가인 프랑크 쉐칭(Frank Schtzing)은 ‘에코 스릴러(Eco-Thriller)’의 개척자로 불린다. 2004년 발표한 소설 《변종(Der Schwarm)》은 전 세계에서 900만 부 이상 팔렸고 27개 언어로 번역 출간됐다. 해양 생태계 파괴를 둘러싼 환경 스릴러 《변종》은 인간을 향한 자연의 소리 없는 반란을 실감나게 그려 대단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2009년 출간한 소설 《리미트(Limit)》에서는 대체 에너지를 둘러싼 우주 탐사 야욕을 거대한 스케일로 거침없이 표현해냈다. 쉐칭이 상상한, 기후 변화로 인해 우리 앞에 펼쳐질 미래 시나리오는 너무 구체적이어서 섬뜩하다.
지난 4월 15일 독일에서 출간돼 주요 서점 종합베스트셀러 상위권 목록에 올라가 있는 《우리가 지구를 구할 수 있다면?(Was, wenn wir einfach die Welt retten?)》은 스릴러 작가 쉐칭이 선보인 ‘논픽션’이다. 책을 펼치면 스릴러 작가인 그가 논픽션을 쓰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데, 상당히 인상적이다.
“나는 애초에 완전히 다른 스릴러를 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사실상 우리 모두 스릴러 속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우리는 모두 스릴러의 주인공입니다. 스릴러는 처음부터 계속 저절로 쓰여지고 있었습니다. 제목도 계속 바뀌었습니다. 지금은 ‘기후 위기’ ‘코로나19’ ‘디지털화’ ‘테러’라는 제목으로 불리지만, 과거에는 ‘냉전’ ‘군비 경쟁’ ‘제2차 세계대전’ ‘제1차 세계대전’ ‘마녀 사냥’ ‘전염병’ ‘홍수’ 등으로 불렸습니다. 새로운 제목은 앞으로도 계속 발표될 겁니다. ‘운석 충돌’ ‘로봇 지배’ ‘외계인 침공’ 정도 되지 않을까요.… ‘픽션’이 좋은 점은 결국 영화관을 떠날 수 있고 책장을 덮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스릴러는 그래서 약간의 치유 효과를 지니고 있습니다. 긴장했다가 이완되는 느낌은 안도감을 선사합니다. 하지만 이번 책은 ‘논픽션’입니다. 피할 수도 떠날 수도 없는 우리 앞의 엄중한 현실입니다.”
책은 인류가 지금처럼 한꺼번에 수많은 위험에 노출된 적이 없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기후 변화가 인류 역사상 가장 커다란 실존적인 위협이며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보다 훨씬 더 무시무시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기후 변화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열쇠로 ‘사회, 경제, 정치의 삼위일체’를 강조한다. 사회는 무엇을 선택할지, 구매할지 결정해야 한다. 정치는 시스템 개선을 위한 과정을 설계해야 한다. 경제는 녹색 기술과 지속 가능한 가치 사슬을 구현해내야만 한다. 사회, 정치, 경제 모든 분야의 공동 노력으로만 가능한 일이다.
미래의 위험과 공포에 대해 예견하면서도 저자는 시종일관 낙관주의와 유머를 잃지 않는다. 인류는 그동안 겪어온 수많은 스릴러를 슬기롭게 극복한 지혜를 지니고 있으며 지식, 의지력, 긍정적인 생각, 창의력, 생명에 대한 존중과 사랑 등을 통해 지금 우리 앞에 닥친 문제들을 충분히 해결해나갈 수 있다고 확신에 찬 어조로 설명한다. 정치인이나 기업에만 기후 변화의 책임과 의무를 떠넘길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스릴러의 주인공으로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 지금부터 우리는 지구를 구하기 위한 작은 영웅들이 되어야만 한다.
홍순철 <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
지난 4월 15일 독일에서 출간돼 주요 서점 종합베스트셀러 상위권 목록에 올라가 있는 《우리가 지구를 구할 수 있다면?(Was, wenn wir einfach die Welt retten?)》은 스릴러 작가 쉐칭이 선보인 ‘논픽션’이다. 책을 펼치면 스릴러 작가인 그가 논픽션을 쓰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데, 상당히 인상적이다.
“나는 애초에 완전히 다른 스릴러를 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사실상 우리 모두 스릴러 속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우리는 모두 스릴러의 주인공입니다. 스릴러는 처음부터 계속 저절로 쓰여지고 있었습니다. 제목도 계속 바뀌었습니다. 지금은 ‘기후 위기’ ‘코로나19’ ‘디지털화’ ‘테러’라는 제목으로 불리지만, 과거에는 ‘냉전’ ‘군비 경쟁’ ‘제2차 세계대전’ ‘제1차 세계대전’ ‘마녀 사냥’ ‘전염병’ ‘홍수’ 등으로 불렸습니다. 새로운 제목은 앞으로도 계속 발표될 겁니다. ‘운석 충돌’ ‘로봇 지배’ ‘외계인 침공’ 정도 되지 않을까요.… ‘픽션’이 좋은 점은 결국 영화관을 떠날 수 있고 책장을 덮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스릴러는 그래서 약간의 치유 효과를 지니고 있습니다. 긴장했다가 이완되는 느낌은 안도감을 선사합니다. 하지만 이번 책은 ‘논픽션’입니다. 피할 수도 떠날 수도 없는 우리 앞의 엄중한 현실입니다.”
책은 인류가 지금처럼 한꺼번에 수많은 위험에 노출된 적이 없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기후 변화가 인류 역사상 가장 커다란 실존적인 위협이며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보다 훨씬 더 무시무시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기후 변화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열쇠로 ‘사회, 경제, 정치의 삼위일체’를 강조한다. 사회는 무엇을 선택할지, 구매할지 결정해야 한다. 정치는 시스템 개선을 위한 과정을 설계해야 한다. 경제는 녹색 기술과 지속 가능한 가치 사슬을 구현해내야만 한다. 사회, 정치, 경제 모든 분야의 공동 노력으로만 가능한 일이다.
미래의 위험과 공포에 대해 예견하면서도 저자는 시종일관 낙관주의와 유머를 잃지 않는다. 인류는 그동안 겪어온 수많은 스릴러를 슬기롭게 극복한 지혜를 지니고 있으며 지식, 의지력, 긍정적인 생각, 창의력, 생명에 대한 존중과 사랑 등을 통해 지금 우리 앞에 닥친 문제들을 충분히 해결해나갈 수 있다고 확신에 찬 어조로 설명한다. 정치인이나 기업에만 기후 변화의 책임과 의무를 떠넘길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스릴러의 주인공으로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 지금부터 우리는 지구를 구하기 위한 작은 영웅들이 되어야만 한다.
홍순철 <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