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그동안 급등해 온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투자자들이 급락에 따른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Fed는 6일(현지시간) 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금융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지만 주식 등 일부 자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금융 시스템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미 국채 금리가 떨어지면서 주식과 회사채, 암호화폐 등 일부 가격이 역사적인 수준까지 치솟았다는 겁니다.
Fed는 최근 월스트리트를 뒤흔들었던 아케고스 캐피탈을 예로 들면서 “투자 욕구가 떨어지면 자산 가격이 현저하게 하락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는 제롬 파월 의장의 “시장 금리가 낮게 유지되는 한 지금의 자산 가격 평가는 정당하다”는 최근 발언과 다소 배치되는 내용입니다. 시장 분위기가 바뀌면 위험이 급증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런 경고는 이례적입니다.
이 보고서에서 라엘 브레이너드 Fed 이사는 “자산 가격이 뛰면서 취약성도 동반 상승했다”며 “우리의 시스템이 적절한 안전 장치를 갖추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과거 Fed 의장 및 재무장관 후보로도 거론됐던 인물입니다.
미국이 6.4%에 달하는 높은 1분기 성장률을 발표한 뒤 정상화 기대가 더 커진 가운데, 뉴욕증시는 이날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아래는 오늘 아침 한국경제TV ‘굿모닝 투자의 아침’과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먼저 마감한 미국 증시의 주요 특징을 짚어 주시죠.
다우와 S&P 500, 나스닥 등 뉴욕증시의 3대 지표가 일제히 호조를 보인 것은 경기 현황을 보여주는 척도 중 하나인 고용 회복 기대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날 발표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49만8000건으로, 작년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발생 후 처음으로 50만 명을 밑돌았습니다. 전주보다 9만2000명 줄었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52만7000명)를 하회했습니다.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 지수가 연일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1분기 비농업 부문의 노동 생산성은 전 분기 대비 5.4%(연율 기준) 상승했습니다. 시장 전망치인 4.5%를 웃돌았습니다.
4월의 실업률과 신규 채용 규모 발표를 하루 앞두고 시장에선 고용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정상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고용은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Fed가 물가와 함께 가장 주시하는 경제 지표입니다.
지금까지 1분기 실적을 공개한 기업 중에선 역대 최고 기록을 쓴 곳이 많습니다. S&P 500 지수에 편입된 500대 기업 중 381개 기업이 실적을 내놨는데, 전문가 예상을 뛰어넘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비중이 84%에 달했다는 게 팩트셋 집계입니다.
한 달 전까지 시장을 뒤흔들었던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은 계속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1.58%로, 전날 대비 0.01%포인트 떨어졌습니다.
▶해명은 했습니다만 옐런 장관의 금리인상 언급이 이슈가 됐는데요, Fed 핵심 인사들이 양적완화를 유지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놓지 않았습니까.
이틀 전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경기 과열을 우려해 기준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발언해 시장에 파장이 일었는데요, Fed 인사들이 통화 팽창 기조를 지속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른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논의 시점이 아직 아니라는 겁니다.
이번달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열리지 않기 때문에 Fed 핵심 인사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발언했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에 이어 Fed 내 2인자로 꼽히는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은 “1분기에 경제가 엄청나게 성장(6.4%)했으나 우리 목표와는 여전히 멀리 떨어져 있다”며 “경기가 과열됐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고용이 개선되고 있지만 구직 포기자 등을 포함하면 실제 실업률이 10%에 가깝다는 겁니다.
미국의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 3월엔 6.0%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옐런의 주장대로 대규모 부양책이 경제를 과열시키고 물가 급등을 유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경제 재개 효과로 물가가 수개월간 뛰겠지만 머지않아 소멸할 것”이라며 “통화 완화 정책이 상당 기간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테이퍼링을 시작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단언했습니다. 팬데믹 초기만 해도 휴지나 세제 공급이 부족했으나 지금은 이런 문제가 해소된 만큼 최근의 공급 부족에 따른 물가 인상 요인이 사라질 것이란 지적입니다.
미셸 보먼 Fed 이사 역시 “올해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지고 실업률은 더 떨어질 수 있다”면서도 “ 공급 병목 현상만 해소되면 물가 상승 압력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향후 체크해봐야 할 이벤트와 이슈도 종합해서 정리해 주시죠.
장기 국채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물가 상승 이슈는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합니다. 경제 재개와 함께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각종 제품 및 서비스 가격도 뛰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가가 오르면 매달 1200억달러에 달하는 채권 매입 규모를 조금씩 줄여나가는 테이퍼링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시간으로 12일엔 4월의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공개됩니다. 작년 팬데믹이 발생했던 데 따른 기저 효과 때문에, 올해 4~5월 물가는 3%를 넘을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3월 CPI는 2.6%(전년 동기 대비)로, 2018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변동성이 큰 식음료와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발표됩니다.
재임 중 가정 폭력을 방지한다며 여성부를 창설하는 등 페미니스트를 자처한 아르헨티나 전 대통령이 영부인 상습 폭행 혐의로 기소됐다.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전 대통령이 부인 파이올라 야녜스 여사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페르난데스는 현직 대통령인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직전 대통령이다.보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검찰은 7개월간의 조사 끝에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을 가정 폭력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보험 사기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그의 휴대폰에서 영부인의 얼굴에 멍이 가득한 사진을 발견하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WSJ는 전했다.영부인은 20페이지 분량의 진술서에서 지난 14년 동안 페르난데스에게 신체적, 정신적 학대를 자주 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은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슬하에 아들을 뒀다. 야녜스는 파트너로서, 페르난데스의 재임 기간 영부인 역할을 수행했다.페르난데스의 가정 폭력 소식이 놀라운 이유는 재임 당시 그가 아르헨티나 최초의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처하며, 가정 폭력 방지를 위한 여성부를 창설했기 때문이다.그는 2022년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연설에서 "아르헨티나에서 여성들이 폭력으로 고통받는 것이 너무 부끄럽다"면서 "우리는 단지 성별 때문에 여성을 억압하는 세력을 단호히 신고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한편, 페르난데스가 설립한 여성부는 밀레이 현 대통령이 집권하자 곧바로 폐쇄됐다.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이슬람 성직자(이맘·imam) 중 세계 최초로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고백한 무슬림이 괴한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18일 연합뉴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이슬람 성직자 무신 헨드릭스(57)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남아공 남부 이스턴케이프주 게베하(옛 포트엘리자베스)에서 2명의 남성에게 습격당했다고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당시 얼굴을 가린 용의자 2명이 픽업트럭으로 헨드릭스가 탄 차를 막아선 뒤 여러 차례 총격을 가했다. 용의자들은 범행 직후 도주했으며, 헨드릭스는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현지 경찰은 범행 동기를 밝히지 않았지만, 성소수자 단체 등은 증오범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헨드릭스는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동성애자, 소외된 무슬림을 위한 모스크를 운영했고, 성소수자 커플의 결혼식 주례를 위해 게베하를 방문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진 이유에서다.이슬람에서는 동성애를 죄악으로 간주, 엄하게 금지되지만, 헨드릭스는 1996년 자신의 성적 지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이맘으로 활동했다. 동성애자라는 성 정체성을 공개한 이맘은 헨드릭스가 세계 최초로 알려졌다.2022년에는 헨드릭스를 주인공으로 하는 다큐멘터리 '더 래디컬(The Radical)'이 제작되기도 했다.해당 작품에서 헨드릭스는 "주변에서 '안전을 위해 경호원을 고용하라'는 조언을 자주 듣지만, 공격이 두렵지 않다"면서 "진정성을 가져야 한다는 욕구가 죽음에 대한 공포보다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경찰은 용의자들이 헨드릭스의 차량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접근한 정황이 포착돼 증오범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할 방침이다.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