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사업하기 가장 좋은 곳'으로 텍사스주를 꼽았다.

경영 전문 격월간지 치프이그제큐티브매거진이 최근 발표한 '2021 비즈니스를 위한 최상·최악의 주' 순위에서 텍사스주는 17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최악'의 평가를 받은 곳은 캘리포니아주였다.

이 매체는 연간 매출 5000만~10억달러 규모의 미국 기업 CEO 383명을 상대로 지난 3월 설문조사를 벌여 순위를 매겼다고 밝혔다. CEO들이 평가 기준으로 삼은 것은 각 주의 비즈니스 환경·인력·삶의 질 등이었다.

CEO들은 각 주의 조세 정책(37%)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이어 규제 환경(35%), 인재 가용성(25%) 등에 무게를 뒀다.

텍사스는 개인소득세와 법인세가 없고 물가가 낮은 데다 '친기업적' 정책을 펴고 있어 이 매체가 처음 평가를 내놓은 2005년부터 줄곧 1위를 지키고 있다. 2위는 플로리다, 3위 테네시, 4위 노스캐롤라이나, 5위 인디애나 순이다.

눈에 띄는 점은 사우스다코타의 약진이다.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타 주지사(49·공화)는 코로나19 기간에도 사업장들을 폐쇄하지 않고 비즈니스를 계속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 점이 CEO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우스다코타는 지난해 24위에서 올해 1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미국 3대 도시가 속한 뉴욕(49위), 캘리포니아(50위), 일리노이(48위)는 뉴저지(47위), 워싱턴(46위) 등과 함께 최하위권을 형성했다.

CEO들은 하위권 주들에 대해 "막강한 인적자본을 갖췄으나 기업 운영 비용이 많이 든다"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재택근무가 확대되고 시장이 재편되면서 CEO들은 비즈니스 전반에 대해 새로운 구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CEO들 가운데 44%가 "본사를 다른 주로 옮기는 문제를 어느 때보다 열린 마음으로 검토 중"이라고 답했고, 34%는 "다른 주에 사무소 또는 시설을 옮기거나 새로 여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텍사스주는 최근 수 년간 미국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2020 센서스 결과 텍사스는 지난 10년 새 인구가 400만 명 가까이 급증해 연방하원 의석을 2석이나 추가로 얻게 됐다.

반면 캘리포니아·뉴욕·일리노이 주는 높은 세율과 규제 등에 지친 개인과 기업이 다른 주로 떠나가면서 지난 10년 새 인구가 줄어 연방하원 의석을 각각 1석씩 잃게 됐다.

안정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