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백신특허 포기 못한다" 반발…'바이든 구상' 출발부터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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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공유 논의 길어질 듯
獨 "지재권 보호가 혁신 원천"
英은 원론적 찬성 '미지근'
中·러에 mRNA 기술유출 우려
화이자·모더나도 공개에 반대
백신 개발 못한 佛·伊 찬성
中·러, 특허 공유에 긍정적
獨 "지재권 보호가 혁신 원천"
英은 원론적 찬성 '미지근'
中·러에 mRNA 기술유출 우려
화이자·모더나도 공개에 반대
백신 개발 못한 佛·伊 찬성
中·러, 특허 공유에 긍정적
독일이 코로나19 백신 특허 보호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구상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영국도 특허 포기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백신 특허 포기 구상이 출발부터 삐걱대고 있는 것이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백신 특허 공유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미국의 핵심 우방인 영국도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 특허 포기 구상에 화끈한 지지를 표시하지 않았다.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생산과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미국 및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과 논의해왔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
독일은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함께 메신저 리보핵산(mRNA)이란 신기술로 코로나19 백신을 공동개발한 바이오엔테크를 보유하고 있다. 영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종주국이다. 자국 기업이 갖고 있는 특허 포기에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인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WTO에서 특허 공유 논의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많다. 제약회사들이 가진 코로나19 백신 특허는 WTO 무역 관련 지식재산권협정(TRIPS)의 보호를 받는다. 특허 보호를 중단하기 위해선 164개 회원국이 모두 동의해야 한다. 미 무역대표부(USTR)도 전날 백신 특허 공유 방침을 밝히면서 WTO 회원국 간 합의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늦어도 올해 12월 전에 백신 특허 문제에 대한 합의가 도출될 수 있도록 회원국을 압박하겠다고 밝혔다. WTO는 12월 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통상장관 회담 때까지 백신 특허 포기와 관련한 최종 합의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중국이 백신 특허 포기를 검토할 것이냐’는 질문에 “중국은 백신 접근성 문제에 대한 노력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WTO에서 모든 당사자 간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논의를 기대한다”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백신 특허 보호 중단에 대해 “러시아는 당연히 그런 접근법을 지지할 것”이라며 행정부에 이 문제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중국은 시노팜과 시노백, 러시아는 스푸트니크V 백신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국 백신의 특허 공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이 같은 행보에는 팬데믹 위기에서 국제사회에 ‘백신 리더십’을 보여주는 동시에 백신 특허가 공개되면 화이자와 모더나가 백신 개발에 사용한 mRNA 신기술에 접근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백신 특허를 공개하면 이 기술을 중국과 러시아에 넘기는 꼴이라는 우려를 미국 정부에 전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 특허 문제는 세계적으로 팬데믹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 코로나19 백신을 거의 독식하다시피 하는 반면 저개발국은 백신난을 겪으면서 이슈로 떠올랐다.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개발도상국은 지난해 10월부터 백신 지재권 보호 중단을 요구해왔다.
반면 제약업계는 백신난은 특허 때문이 아니라 원료 부족, 공급망 병목 현상 등이 원인이며 특허 보호가 중단돼도 다른 나라가 고품질 백신을 생산할 노하우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독일 “지재권 보호는 혁신 원천”
독일 정부는 6일(현지시간) 대변인 성명을 통해 “지식재산권 보호는 혁신의 원천이며 (미래에도) 그렇게 유지돼야 한다”며 백신 특허 포기에 반대했다. 그러면서 “현재 백신 생산을 제약하는 요소는 생산력과 높은 품질 기준이지 특허가 아니다”고 지적했다.미국의 핵심 우방인 영국도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 특허 포기 구상에 화끈한 지지를 표시하지 않았다.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생산과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미국 및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과 논의해왔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
독일은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함께 메신저 리보핵산(mRNA)이란 신기술로 코로나19 백신을 공동개발한 바이오엔테크를 보유하고 있다. 영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종주국이다. 자국 기업이 갖고 있는 특허 포기에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인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WTO에서 특허 공유 논의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많다. 제약회사들이 가진 코로나19 백신 특허는 WTO 무역 관련 지식재산권협정(TRIPS)의 보호를 받는다. 특허 보호를 중단하기 위해선 164개 회원국이 모두 동의해야 한다. 미 무역대표부(USTR)도 전날 백신 특허 공유 방침을 밝히면서 WTO 회원국 간 합의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늦어도 올해 12월 전에 백신 특허 문제에 대한 합의가 도출될 수 있도록 회원국을 압박하겠다고 밝혔다. WTO는 12월 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통상장관 회담 때까지 백신 특허 포기와 관련한 최종 합의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중국·러시아는 특허 공유 지지
독일, 영국과 달리 코로나19 백신 개발사가 없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지재권 보호를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데 찬성 입장을 밝혔다. 유럽연합(EU) 행정부 수장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EU는 이 위기를 효과적이고 실용적인 방식으로 다루는 어떤 제안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불과 2주 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나는 특허권 보호 중단 지지자가 전혀 아니다”며 제약업계가 혁신을 보상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이에 따라 백신 특허 문제가 7~8일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EU 회원국 정상회의에서 의제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중국이 백신 특허 포기를 검토할 것이냐’는 질문에 “중국은 백신 접근성 문제에 대한 노력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WTO에서 모든 당사자 간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논의를 기대한다”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백신 특허 보호 중단에 대해 “러시아는 당연히 그런 접근법을 지지할 것”이라며 행정부에 이 문제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중국은 시노팜과 시노백, 러시아는 스푸트니크V 백신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국 백신의 특허 공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이 같은 행보에는 팬데믹 위기에서 국제사회에 ‘백신 리더십’을 보여주는 동시에 백신 특허가 공개되면 화이자와 모더나가 백신 개발에 사용한 mRNA 신기술에 접근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백신 특허를 공개하면 이 기술을 중국과 러시아에 넘기는 꼴이라는 우려를 미국 정부에 전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 특허 문제는 세계적으로 팬데믹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 코로나19 백신을 거의 독식하다시피 하는 반면 저개발국은 백신난을 겪으면서 이슈로 떠올랐다.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개발도상국은 지난해 10월부터 백신 지재권 보호 중단을 요구해왔다.
반면 제약업계는 백신난은 특허 때문이 아니라 원료 부족, 공급망 병목 현상 등이 원인이며 특허 보호가 중단돼도 다른 나라가 고품질 백신을 생산할 노하우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