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시민들이 진열되어 있는 갤럭시노트20를 사용해 보고 있다. 사진=김범준기자 bjk07@hankyung.com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시민들이 진열되어 있는 갤럭시노트20를 사용해 보고 있다. 사진=김범준기자 bjk07@hankyung.com
삼성전자가 올해 ‘갤럭시 노트’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국내 이동 통신사가 구형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재고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8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전날 ‘갤럭시 노트20 5G’ 기본 모델 출고가를 기존 119만9000원에서 110만원으로 인하했다. 갤럭시 노트20의 출고가가 인하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KT는 갤럭시 노트20에 요금제 별로 최대 50만원의 공시지원금을 부여하고 있다. 공시지원금은 기기를 2년 이상 사용하는 조건으로 이동통신사가 지원하는 금액이다.

갤럭시 노트20의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 15%)는 7만5000원으로, 공시지원금으로 개통 시 소비자가 지불해야 하는 실제 구매가(실구매가)는 52만5000원으로 떨어졌다.

갤럭시 노트20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선보인 제품이다. 6.7인치 플랫(평평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일반 모델과 6.9인치의 엣지 디스플레이를 갖춘 울트라 모델 두 모델로 출시됐다.

갤럭시 노트20는 전작 ‘갤럭시 노트10’ 대비 인식 속도가 빨라진 ‘S펜(스타일러스 펜)’이 특징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 노트20의 S펜의 인식 속도는 26ms로, 전작 대비 80% 빨라졌다.

이 외에도 갤럭시 노트20은 후면 카메라는 6400만 화소 망원 렌즈를 포함해 트리플(3개) 카메라를 장착했고, 스마트폰 두뇌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는 퀄컴 스냅드래곤 865+를 탑재했다. 램(RAM)은 8GB이고 기본 저장 용량은 256GB다. 배터리 크기는 4300mAh다.

삼성전자가 출시된 지 1년도 되지 않은 갤럭시 노트20의 출고가를 인하한 건 재고 소진을 위해서로 풀이된다. 통상적으로 출고가는 제조사와 이통사간 협의 하에 진행된다. KT는 이날 갤럭시 노트10 일반 모델의 공시지원금을 기존 최대 5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상향하기도 했다. 앞서 출고가가 95만5500원으로 한 차례 인하된 갤럭시 노트10의 실구매가는 19만500원으로 떨어졌다.

한편 삼성전자는 매년 하반기 출시했던 갤럭시 노트 시리즈 신제품을 올해는 내놓지 않는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상징인 S펜 지원 대상을 타 제품군으로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월 출시된 ‘갤럭시S21 울트라’ 모델은 S시리즈 중 S펜을 처음으로 지원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내놓을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3’도 S펜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갤럭시 노트 신제품을 내놓지 않는 게 노트 시리즈의 단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삼성전자 측의 입장이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출시 첫해 평균 1000만대가 판매되는 ‘스테디 셀러’다. 2011년 처음 선보인 이후 9개의 모델이 출시되는 동안(갤럭시노트7 제외) 적게는 800만대, 많게는 1200만대의 실적을 올린 바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은 지난 3월 진행된 정기주주총회에서 “1년에 S펜 적용한 플래그십 모델을 2개 내는 건 부담이 될 수 있다”라면서도 “(갤럭시 노트) 신제품을 내놓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시기는 달라질 수 있지만 내년에는 지속적으로 해 나가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폴더블폰과 준프리미엄급 모델 ‘갤럭시S21 FE’를 출시해 갤럭시 노트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배성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