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미국 대중음악 전문 매체 롤링스톤 등에 따르면 FBI는 10페이지 분량의 코베인 파일을 공개했다. FBI는 정기적으로 유명인사에 관한 기록물 일부를 공개하는데, 이번에는 코베인 파일이 포함됐다.
공개된 파일은 코베인의 사망에 대해 타살 의혹을 제기하며 사건 재수사를 촉구하는 편지, 이에 대한 FBI의 답변 문서 등으로 구성됐다.
과거 코베인 사망 사건을 수사한 시애틀 경찰은 코베인이 헤로인을 복용한 후 산탄총을 사용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사망 당시 유서가 발견된 점, 사망 장소의 문이 안에서 잠기고 타인의 지문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FBI는 코베인 사망 후 그가 살해됐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여러 통의 서신을 받았다. 그러나 미 연방법에 따라 수사 관할권이 없다는 이유로 사건에 개입하지 않았다. 일부 팬은 산탄총에서 코베인의 지문이 확인되지 않은 점, 유서의 마지막 부분 필체가 다른 점 등을 근거로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이름이 비공개된 한 사람은 2003년 9월 FBI에 편지를 보내 살인 사건으로 수사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팬들은 코베인의 죽음을 둘러싼 모순이 완전히 해소되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코베인 타살 의혹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영화·TV 프로그램 제작사 CMP는 1997년 코베인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결론 내기 이르다는 주장의 팩스 등을 FBI에 보냈다.
FBI는 당시 재수사를 촉구하는 편지에 대한 답변서를 통해 미 연방법에 따라 수사 관할권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FBI는 "코베인이 살인 사건의 희생자가 될 수도 있다는 당신의 우려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살인 사건 수사는 통상 주 정부나 지방 당국 관할"이라고 설명했다.
FBI는 코베인 사망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서는 연방법 위반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이 제시돼야 한다고 답했다.
코베인은 스물일곱이란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지만 팬들은 그를 꾸준히 기리고 있다. 그가 숨지기 5개월 전인 1993년 11월 뉴욕 'MTV 언플러그드' 라이브 공연에서 연주한 기타는 지난해 경매에서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기타로 기록되기도 했다. 당시 기타는 1959년 제작된 마틴 D-18E 모델로 600만달러(약 72억원)에 팔렸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