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준비는 잘되고 있을까. 이형희 SK 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사장·사진)은 “ESG를 왜(why) 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지만 무엇을(what), 어떻게(how) 할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이 위원장은 최근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한 대한민국 ESG 경영포럼 자문회의에서 “그룹 차원에서 ESG사업을 하나하나 검토해보면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한 프로젝트가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국내에서도 ESG 경영이 대세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그는 “3년 전 처음 ESG 업무를 할 때는 용어 설명부터 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는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ESG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게 쉽지 않지만 선택의 여지 없이 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ESG 경영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으론 ‘타이밍’을 꼽았다. 이 위원장은 “지금이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우리 기업이 끌려가느냐, 앞서가느냐를 결정하는 순간”이라며 “발 빠르게 ESG 경영을 도입해야 임계점을 돌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효율적인 ESG 경영을 위해선 성과를 측정하는 방법이 현실적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너무 복잡한 기준을 지키려 하다가는 헛심을 빼게 된다는 논리다. 이 위원장은 “세계적으로 ESG 평가 기준을 통합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며 “한국도 글로벌 추세에 맞게 여러 기준의 공통분모를 골라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