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4·7 재보궐 선거’ 이후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주택 관련 세 부담 완화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여당 내부에선 내년 대통령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계산에 따라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정부는 여당 눈치를 보느라 정부안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에선 4·7 선거 직후 재산세 부담과 더불어 종부세도 완화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김병욱 의원은 종부세법 개정안까지 제출했다. 핵심은 △1주택자 종부세 부과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한은 100%에서 90%로 낮추며 △고령자와 장기보유자에 대한 공제를 확대하는 것 등이다.

하지만 진성준 의원이 지난달 23일 “종부세 때문에 선거에서 졌다고 진단하는 것은 우선순위가 잘못됐다”며 더 이상 부동산과 관련한 얘기는 입을 닫길 바란다는 요지로 발언한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새로 민주당을 이끌게 된 송영길 대표는 신중론을 주장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도 “부동산 원칙이 흔들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도 개선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부동산특별위원장을 진선미 의원에서 김진표 의원으로 교체하는 등 갈피를 잡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기획재정부도 당초 4월 말까지 재산세와 종부세 관련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검토할 사안이 많기도 하지만 민주당의 논의 동향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당정이 올해부터 종부세 부담을 완화하고자 한다면 늦어도 9~10월께엔 종부세법을 개정해야 한다. 종부세 과세표준은 법 8조, 세율 및 세액은 법 9조를 바꿔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과세 기준일은 6월 1일지만 법률 검토 결과 종부세 고지서가 발송되는 11월 이전에 관련 법령 개정이 완료되면 올해 종부세 부과분부터 적용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재산세는 종부세에 비해 이견은 적지만 시간이 촉박한 편이다. 재산세는 7월과 9월 두 차례에 나눠 부과된다. 여당과 정부에서도 재산세 감면 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 정도로 상향 조정하자는 데 견해차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역시 지방세법 111조의2를 고쳐야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6월 1일 이전까지 관련 법을 개정해 재산세는 당장 올해부터 부담이 줄어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법을 개정하면 곧이어 시행령도 고쳐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어려울지 모른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김소현/오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