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제로 '끝판왕' 수소전지…무게 대비 에너지 효율, 2차전지의 100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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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롱코리아 2021
에너지 강국 열쇠 '수소 인프라'
수소전지는 '친환경 발전기'
수소·산소 화학반응해 전기 생산
크기 작지만 큰 출력 낼 수 있어
드론·플라잉카 등 활용처 다양
값싸고 품질 좋은 소재·부품
적시에 조달할 공급망 중요
설계 원천기술 확보 서둘러야
에너지 강국 열쇠 '수소 인프라'
수소전지는 '친환경 발전기'
수소·산소 화학반응해 전기 생산
크기 작지만 큰 출력 낼 수 있어
드론·플라잉카 등 활용처 다양
값싸고 품질 좋은 소재·부품
적시에 조달할 공급망 중요
설계 원천기술 확보 서둘러야
수소경제의 핵심축 가운데 하나인 수소연료전지(fuel cell)는 사실 전기를 저장하고 있는 전지가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친환경 연료발전기’가 정확한 표현이라는 게 상당수 전문가의 지적이다. 수소와 산소를 ‘연료’로 넣으면 반응을 일으켜 전기와 열, 그리고 물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연료전지 분과 한국대표인 조은애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수전해(전기분해 수소 생산)와 연료전지를 중심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만들고, 이를 산업 도처에 확산하는 게 수소경제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연료전지는 자동차부터 가정, 건물, 공장, 기차, 드론, 도심항공모빌리티(UAM·하늘을 나는 자동차), 선박, 우주선까지 용처가 무궁무진하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밀리언마일퓨얼셀트럭’ 등 연료전지를 중심으로 미국 내 모빌리티 체계를 재편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연료전지의 3요소는 촉매, 전해질막 그리고 이들을 전극과 합쳐놓은 막전극집합체(MEA)다. MEA는 수십 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얇은 필름처럼 생겼다. MEA와 기체확산층(GDL), 분리판을 모아놓은 셀을 수백 장 쌓으면 ‘연료전지의 심장’ 스택이 된다. 100㎾ 수소차엔 400장 셀로 구성된 스택이 들어간다. 스택 제조비용 가운데 촉매 가격이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최대 장점 중 하나는 저장용량이다. 연료전지는 ㎏당 에너지밀도가 33.3킬로와트시(㎾h)로 2차전지보다 100배가량 높다. 이런 성능이 극대화되려면 수소 부피가 최대한 작아야 한다. 대기압의 수백 배(넥쏘는 700배) 등 고압 조건에서 수소차를 운행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차량이 커질수록 2차전지보다 연료전지가 유리해진다. 드론 등이나 UAM을 고(高)고도에서 악천후에 관계없이 오래 작동시키려면 연료전지가 필수다.
포스코그룹이 MCFC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오래 공들여왔다. 현대자동차 넥쏘, 도요타 미라이에 들어가는 모빌리티용 연료전지가 PEMFC다. 상온에서 작동하고 가볍지만, 비싼 백금 촉매를 쓰는 결정적 단점이 있다.
백금 촉매는 미국 브룩헤이븐국립연구소(BNL), 일본 다나카금속, 영국 존슨매티 등에 의존한다. PEMFC 전해질막은 듀폰 등의 제품을 쓰고 있다. MEA 설계는 일본 도요타, 미국 3M과 로스앨러모스·아르곤국립연구소 등이 지배하고 있다. 박구곤 에너지기술연구원 연료전지개발실장은 “연료전지 종류와 적용 분야에 따라 스택 설계와 운전 조건이 천차만별”이라며 “싼 가격에 우수한 소재부품을 적시에 조달할 수 있는 공급망과 설계 원천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연료전지인 SOFC도 원천기술이 절실한 분야 중 하나다. SOFC의 최대 장점은 다른 연료전지와 달리 수소의 순도를 높이지 않아도 된다. 효율도 가장 높다. GE, 지멘스, 미쓰비시, 롤스로이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가스발전 효율을 높이려고 거액을 들여 개발해왔다. 그러나 고난도 기술이 필요해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했다. 현재 SOFC 글로벌 선도업체는 미국 블룸에너지와 영국 세레스파워다. SK그룹은 블룸에너지 SOFC를 들여와 국내에 공급을 시작했다. 두산은 세레스파워와 기술을 교류하며 국내외 사업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대전=이해성 기자
연료전지는 자동차부터 가정, 건물, 공장, 기차, 드론, 도심항공모빌리티(UAM·하늘을 나는 자동차), 선박, 우주선까지 용처가 무궁무진하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밀리언마일퓨얼셀트럭’ 등 연료전지를 중심으로 미국 내 모빌리티 체계를 재편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1세기 에너지 안보 수소
수소가 탄소중립(탄소 배출과 감축량이 같아지는 지점) 시대 ‘끝판왕’ 에너지원으로 부상한 이유는 친환경성과 무한 범용성 때문이다. 수소는 무색, 무미, 무취, 무해, 무독한 데다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 작은 물질이다. 생산 지역이 특정한 곳에 국한되는 다른 에너지원과 달리 어디서든 만들 수 있다. 미국 정부가 산업을 넘어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수소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연료전지 구조는 간단하다. 수소를 넣으면 백금 등의 촉매가 수소를 양성자(수소 이온)와 전자로 깨뜨리고, 전자는 전해질을 따라 움직이면서 전기를 만든다. 이때 떨어져 나온 양성자는 공기 중 산소와 결합해 물이 된다. 이 과정을 얼마나 싸고 빠르게, 가볍고 작게 만드느냐가 관건이다.연료전지의 3요소는 촉매, 전해질막 그리고 이들을 전극과 합쳐놓은 막전극집합체(MEA)다. MEA는 수십 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얇은 필름처럼 생겼다. MEA와 기체확산층(GDL), 분리판을 모아놓은 셀을 수백 장 쌓으면 ‘연료전지의 심장’ 스택이 된다. 100㎾ 수소차엔 400장 셀로 구성된 스택이 들어간다. 스택 제조비용 가운데 촉매 가격이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최대 장점 중 하나는 저장용량이다. 연료전지는 ㎏당 에너지밀도가 33.3킬로와트시(㎾h)로 2차전지보다 100배가량 높다. 이런 성능이 극대화되려면 수소 부피가 최대한 작아야 한다. 대기압의 수백 배(넥쏘는 700배) 등 고압 조건에서 수소차를 운행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차량이 커질수록 2차전지보다 연료전지가 유리해진다. 드론 등이나 UAM을 고(高)고도에서 악천후에 관계없이 오래 작동시키려면 연료전지가 필수다.
원천기술 생태계 확보 시급
문제는 열악한 소재부품 산업 생태계다. 국내 기업 가운데 연료전지 관련 원천 기술을 보유한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연료전지는 사용하는 전해질(이온이 이동하는 운동장)에 따라 이름이 나뉜다. 인산염(PAFC), 용융탄산염(MCFC), 고체산화물(SOFC), 양성자교환막(PEMFC) 연료전지 등이다. 육상선수가 단·중·장거리와 마라톤선수로 나뉘듯 각자 최적 성능을 내는 분야가 다르다. MCFC는 대형 발전소, SOFC는 건물과 가정용에 적합하다.포스코그룹이 MCFC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오래 공들여왔다. 현대자동차 넥쏘, 도요타 미라이에 들어가는 모빌리티용 연료전지가 PEMFC다. 상온에서 작동하고 가볍지만, 비싼 백금 촉매를 쓰는 결정적 단점이 있다.
백금 촉매는 미국 브룩헤이븐국립연구소(BNL), 일본 다나카금속, 영국 존슨매티 등에 의존한다. PEMFC 전해질막은 듀폰 등의 제품을 쓰고 있다. MEA 설계는 일본 도요타, 미국 3M과 로스앨러모스·아르곤국립연구소 등이 지배하고 있다. 박구곤 에너지기술연구원 연료전지개발실장은 “연료전지 종류와 적용 분야에 따라 스택 설계와 운전 조건이 천차만별”이라며 “싼 가격에 우수한 소재부품을 적시에 조달할 수 있는 공급망과 설계 원천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연료전지인 SOFC도 원천기술이 절실한 분야 중 하나다. SOFC의 최대 장점은 다른 연료전지와 달리 수소의 순도를 높이지 않아도 된다. 효율도 가장 높다. GE, 지멘스, 미쓰비시, 롤스로이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가스발전 효율을 높이려고 거액을 들여 개발해왔다. 그러나 고난도 기술이 필요해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했다. 현재 SOFC 글로벌 선도업체는 미국 블룸에너지와 영국 세레스파워다. SK그룹은 블룸에너지 SOFC를 들여와 국내에 공급을 시작했다. 두산은 세레스파워와 기술을 교류하며 국내외 사업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대전=이해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