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정부가 로테르담 지역의 탄소 포집 및 저장(CCS) 사업에 3조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한다. 로테르담 CCS 사업으로 네덜란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1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테르담항만 당국 관계자는 "네덜란드 정부가 엑손모빌, 로열더치셸 등 컨소시엄이 추진하고 있는 CCS사업에 지급하는 보조금이 곧 승인될 예정이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보조금 지급 규모는 20억유로(약 2조712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CCS 사업은 로테르담항만 지역의 각종 공장과 정유시설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북해에 있는 네덜란드의 비어 있는 가스전으로 옮겨 가두는 사업이다.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세계 최대 규모 저장 사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네덜란드는 이 사업을 통해 로테르담항만 주변의 산업단지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0% 정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로이터는 "이 보조금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대신 포획하는 데 드는 추가비용을 기업들에게 보상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로테르담항만이 이산화탄소를 비어 있는 해양 가스전으로 운반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엑손모빌과 로열더치셸은 지난 1월 미국 에어프로덕트와 프랑스 에어리퀴드 등 산업용 가스 제조업체와 함께 네덜란드 정부에 사업비 지원을 요청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기후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기술에 올해 총 50억유로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신청분은 64억유로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조금 지급의 상세한 심사 결과는 이르면 이달 말쯤 발표될 예정이다.

네덜란드는 많은 대형 산업체들을 유치하고 유럽의 메인 항구를 운영하고 있어 유럽에서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국가들 가운데 한곳이다. 이에 네덜란드는 지난달 유럽연합(EU)이 잠정 합의한 유럽기후법에 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배출량을 기준으로 55% 줄인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1990년 배출량 기준으로 지난해 이미 24.5%를 감축시키는 데 성공했다.

김리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