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저를 지지한다면 문자에 예의 갖춰달라"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저를 지지하는 지지자들이라면 문자에 대해서 예의를 갖추고 상대를 배려하고, 그 다음에 보다 공감 받고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해주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4주년 특별연설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성지지자들의 '문자폭탄'에 대해서 "당내에 열띤 토론이라 해도 그 토론들이 서로 품격있게 이뤄질 때 외부의 중도파나 무당층들도 그 논쟁에 관심을 가지고 이렇게 귀를 기울이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이어 "만약 서로의 토론이 말하자면 정이 떨어질 정도로 험한 방법으로 이뤄진다면 그런 사람들을 오히려 등을 돌리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의견 표현은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SNS 시대에 문자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그것이 정치의 영역이든 비정책 영역이든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마 정당 같으면 당원 게시판에 문자들이 많이 갈지 모르지만 청와대에도 국민청원 이런 쪽에 폭주하고 있다"며 "심지어 요즘 군에서도 장병들에게 휴대폰 사용이 허용되니까 그동안 덮어진 군 내 병영문화의 개선을 바라는 그런 모습들이 분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같은 흐름이 "바람직한 일이지 않으냐"고 강조했다.

정치인들에게도 문자에 대해 여유있는 마음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문 대통령은 "저 역시 과거에 많은 문자, 이런 '폭탄'이라고 할 정도로 받았었다"며 "그런 의견이 있다는 것을 이렇게 참고하고, 그것도 한 국민의 의견이라고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이 대세이거나 대표성을 지닌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의 영역에선 당의 열성 지지자나 강성 지지자들이 보다 많은 문자들을 보낼 수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문자의 수가 많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대세이거나 대표성을 지닌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문자를 보내는 사람들에게도 예의를 갖춰야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SNS을 통해서 의사표시를 하는 분들은 서로 대면하지 않고 문자로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더 문자를 받는 상대의 감정을 생각하면서 보다 좀 설득력을 갖추고 더 예의도 갖춰야 된다"며 "그래야만 자신이 주장하는 바에 대해서 공감을 받고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를 지지하기 위해서 만약에 문자를 보낸다면 그 문자가 예의와 설득력을 갖출 때 그 지지를 넓힐 수 있지 반대로 문자가 거칠고 무례하면 오히려 지지를 더 갉아먹는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영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