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꿈을 꾸며 살아가고,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하나의 방편으로 대학에 진학한다. 약 70%의 고교 졸업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우리 현실에서, 대학은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가장 일반적인 선택이 됐다.

그러나 대학 진학이 우리 인생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의 꿈을 실현할 기회를 주는 것은 아니다. 2017년 교육부 조사에 의하면 대학생 10명 중 6명은 졸업 후 진로, 3명은 학업에 대한 고민이 크다. 10명 중 5명은 전공 관련 진로 상담이나 지도를 받길 원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학생의 절반 이상이 전공·진로 변경을 고민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과학기술이 급격히 발전해 사회 구조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학생들은 자신의 전공이 안정적인 진로로 이어질 것인지를 놓고 불안해한다. 대학에 진로개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대학에서의 교육은 전공 구분 체계 속에서 이뤄진다. 학생들은 대학의 인재상과 관련된 교양과 더불어 자신이 선택한 전공을 최소 3년 이상 수강하며 전공 지식을 익히고, 졸업 후 유관 분야에서 일하는 방법을 배운다. 학생들은 전공을 이수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적성과 전공이 일치하지 않을 때 혼란스러움을 느끼곤 한다.

문제는 전공이 지나치게 세분화돼 있다는 점이다. 2020년 기준 대학에 설치된 전공은 1만2000여 개 정도라고 한다. 대학 특성화란 명분으로, 혹은 경쟁력 강화라는 구실로 많은 대학이 세분화된 전공 체계를 갖고 있다. 이처럼 세분화된 전공은 학생들이 진로를 선택할 때 장애로 작용할 수 있다. 학생들은 사회 진출 시 자신의 전공이 발목을 잡는다고도 표현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엔 일자리 지형이 크게 변화할 수밖에 없다. 벌써 기업들은 채용 분야나 선발 방식 등을 차별화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최근 한 조사에서는 대학 4학년 학생 10명 중 4명이 진로 탐색과 미래를 위한 준비시간을 위해 졸업 연기를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대학이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을 돕기 위해 여러 전공의 이해를 수반한 융합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창의적인 융합 역량을 육성하기 위해 전공의 벽을 낮추고, 관련 전공이수 체계도 개선하고 있다.

이처럼 대학이 학생들에게 미래사회에 대응할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중요한 일이다. 학생들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영향을 예상하고, 이로 인해 파생되는 사회적 문제를 이해하며,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안정적인 진로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도 전체 산업의 분포를 이해하고 시장의 변화를 살피면서 선제적으로 산업정책을 공개해 대학이 적절한 인재를 배출할 수 있도록 적극 소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