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코스피지수가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에서 되살아난 인플레이션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1일 코스피지수는 1.23%(39.87포인트) 내린 3209.43에 거래를 마쳤다. 3239.92로 출발한 뒤 장중 한때 3200선을 내주기도 했다.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지 하루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코스닥지수도 1.43%(14.19포인트) 내린 978.61에 장을 마감했다. 개인이 3조5554억원어치를 나홀로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2조2091억원, 기관이 1조3503억원을 각각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의 순매도는 올 들어 지난 2월 26일 후 가장 많았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대만 증시는 이날 오후 장중 자취안지수가 4%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며 “이번주 목요일(13일)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있는 것도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5월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6.8% 상승해 3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2일(현지시간)과 13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차례로 발표될 예정이다.

‘4월 고용쇼크가 준 선물’로 증시가 반등한 지 하루 만에 하락세로 반전한 것은 미국 시장의 영향이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방은행 총재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조건이 되려면 상당 기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더 좋은 고용 지표를 얻게 될 것”이라고 해 인플레이션 우려가 살아났다.

10일 미국 뉴욕증시는 대형 기술주 부진에 일제히 하락했다. 애플, 알파벳, 페이스북, 넷플릭스, 아마존 등의 주가가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해당 주식 가격이 고평가된 가운데 결국은 인플레이션으로 성장 기업들의 미래 수익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고 하락 원인을 분석했다.

구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