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이 판로 개척을 위해 펀드 직접판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펀드 인기가 시들해진 상황에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일각에서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은행과 증권사 창구에서 대면으로 펀드에 가입하는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온라인 직판 시장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자산운용은 11일 펀드 직접판매 앱인 파인(PINE)을 출시했다. 대형 자산운용사 중 처음이다. 은행과 증권사를 통하지 않고 앱을 통해 자사 펀드에 가입하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운용 규모가 한화자산운용에 비해 비교적 작은 에셋플러스자산운용과 메리츠자산운용 등이 펀드 직판 시장에 뛰어들었다.

펀드 직판은 오프라인으로 펀드에 가입하는 것보다 수수료가 싸다는 점을 무기로 삼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직판을 위해 별도로 펀드 클래스를 설정, 기존 업계 최저 펀드 판매보수 대비 50% 수준의 판매보수를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가입 절차도 간편하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은행·증권사 창구에서 펀드에 가입하려면 한 시간 가까이 걸리는데, 직판 앱으로 가입하면 소요 시간을 10분가량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한화자산운용은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펀드 직판 앱 출시를 검토 중이다. 업계에선 미래에셋이 가세하면 펀드 직판 시장이 빛을 볼 것이란 기대가 흘러나온다. 판매사의 힘이 여전히 막강한 상황에서 운용사의 직판 전략은 아직 한계가 뚜렷하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사는 판매사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독자 판매망 구축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박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