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공수처에 따르면 공수처는 1차 검·경 실무협의체 개최 이후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 기관 내부적으로 협의체 재개를 준비 중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조만간 검찰과 경찰에 3자 협의체를 제안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협의체가 성사된다면 공수처가 지난 4일 공포한 사건·사무규칙 가운데 공소권 유보부 이첩 내용이 주요 안건이 될 전망이다.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은 공수처의 수사 실무 및 검·경과의 사건 조율 규정 등을 담은 규칙이다. 제25조 2항에 따르면 공수처장은 특정 사건을 다른 수사기관이 수사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해당 기관에 넘길 수 있다. 다만 공수처가 추가 수사 및 공소 제기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해당 기관이 수사를 끝낸 다음 수사처로 이첩할 것을 요청할 수 있다.
이에 대검찰청은 “적법 절차 원칙에 위배될 우려가 있다”며 즉각 공식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대검은 “공소권 유보부 이첩 등을 담은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은 법적 근거 없이 새로운 형사 절차를 창설하는 것”이라며 “국내 형사사법 체계와도 상충될 소지가 크다”고 반발했다. 또 위헌 가능성을 언급하며 “대외적 구속력이 없는 내부 규칙인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에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해당하는 것을 비롯해 다른 국가기관의 직무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을 규정한 것은 헌법과 법령 체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공수처는 “사건·사무규칙은 공수처법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대통령령에 준하는 효력이 있다”고 재반박했다.
공수처가 검사 등 고위공직자범죄에 대해 경찰이 공수처에 영장을 신청하도록 사건·사무규칙에 규정한 것도 주요 논의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검은 “형사소송법과 정면으로 상충될 뿐만 아니라, 사건 관계인들의 방어권에도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반면 공수처는 “대검 주장은 검사 비위에 대해 검찰에 영장을 신청하라는 뜻으로, 검사 비위 견제라는 공수처법에 반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공수처가 협의체를 제안한 이후에 구체적인 일정과 함께 참석자가 정해질 예정이다. 지난 1차 협의회 땐 여운국 공수처 차장 주재로 박기동 대검 형사정책담당관, 최준영 경찰 국가수사본부 수사구조개혁 담당관이 참석했다.
안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