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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사기나 다름 없는 국립大 학생지도비, 전면 감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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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권익위원회가 어제 공개한 국립대 학생지도비 부당집행 적발 사례는 듣는 사람들의 귀를 의심케 한다. 10개 국립대 교직원들이 ‘공돈’이나 다름없는 학생지도비를 받기 위해 서류를 허위 작성하고, 실적을 부풀리고, 지급 규정을 어긴 것으로 나타났다. 개중에는 교직원끼리 같은 날 서로 옷을 바꿔 입어가며 건수를 부풀리고, ‘카톡 대화’를 증빙 삼아 건당 13만원씩 챙긴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빼먹은 돈이 94억원이었다. ‘지성의 요람’이라는 대학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믿기 힘든 파렴치한 사기·부정 행위가 버젓이 벌어진 것이다.

    문제는 이런 행위가 일부 국립대뿐 아니라 국립대 전체, 나아가 다른 사립대학에서도 얼마든지 벌어졌을 개연성이 있다는 점이다. 교육부는 38개 국립대의 학생지도비 집행내역을 전수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뿐 아니라 국립대의 연구·교육비나 정부 지원을 받은 사립대 연구프로젝트들까지 이런 부정이 없는지 철저하고 광범위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철저한 조사·처벌에 앞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근본 원인부터 짚어봐야 한다. 정부 지원과 학생 등록금으로 연명하는 지방대(국립대 포함)의 위기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지방대학은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대학으로의 학생 이탈로 존폐의 기로에 선 지 오래다. 전국 330개 4년제 일반대와 전문대학 중 입학 정원 1500명 규모의 대학 90개가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는 분석이다. 서서히 침몰하는 대학 사회에서 횡행하는 집단적 ‘도덕적 해이’의 한 단면이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셈이다.

    이 지경에 이른 데는 교육당국의 책임이 크다. 전문가들은 대학 구조조정과 대학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 등이 시급하다고 오래전부터 지적해왔다. 하지만 교육부는 부실 대학의 퇴출 경로를 열어주지 않은 채 몇 푼 안 되는 보조금으로 대학들을 줄세우는 데 급급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방대 입학정원 미달 사태에 대해선 “수도권 대학에서 정원 감축이 필요하다”(유은혜 교육부총리)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번 국립대 학생지도비 부당집행 사례는 적당히 처벌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재발 방지를 위한 철저한 조사와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하며, 차제에 지방 국립대의 통폐합과 장기 발전방향까지 심각하게 고민해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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