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B' 주목받는 김동연 "미래 이야기하는 지도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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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보다 정치·경제 발언 부쩍 많아져
“대외 환경 급변…미래에 대한 논의는 없고
과거와 진영 논리 싸움에만 골몰하고 있다”
“국가 과잉, 격차 과잉, 불신 과잉 등 깨야”
“추격·세습·거품경제 틀을 깨기 위해선
정치 줄이기·권력 나누기·아래로부터 반란 필요”
정치권 “‘김동연 만의 특화된 미래 비전’ 꺼냈다”
“대외 환경 급변…미래에 대한 논의는 없고
과거와 진영 논리 싸움에만 골몰하고 있다”
“국가 과잉, 격차 과잉, 불신 과잉 등 깨야”
“추격·세습·거품경제 틀을 깨기 위해선
정치 줄이기·권력 나누기·아래로부터 반란 필요”
정치권 “‘김동연 만의 특화된 미래 비전’ 꺼냈다”
요즘 국민의힘 등 야권에선 ‘대선 플랜B’ 언급이 잦아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잠행이 길어지면서다.
야권에서 거론되는 ‘플랜B’주자로는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재형 감사원장 등이다. 이와 관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이 주목된다. 그는 지난 6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는 사람이 대통령이 꼭 된다는 얘기를 할 수가 없다”며 “새롭게 꿈틀거리고 있는 사람이 제대로 자기의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의 정서가 맞으면 그 사람이 (대통령이)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이 지난해 7월 초 “당 밖에 꿈틀꿈틀거리는 사람이 있다”며 “이름을 말할 수는 없지만 어떤 자격을 갖춘 사람이 후보로 나설지 머릿속에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김 전 위원장이 김 전 부총리를 염두에 두고 그런 발언을 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러면서 김 전 부총리가 유력 대선주자로 급격하게 부각됐다.
최근 김 전 위원장의 발언은 김 전 부총리의 행보와 관련해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달 27~28일 고향인 충북 음성과 외가인 진천, 지난 4일 대구를 방문해 강연을 가졌다. 그가 퇴임 뒤 고향에 잠깐 들른 적은 있지만, 공식 초청을 받고 간 것은 처음이다. 그의 고향 방문이 주목 받는 것은 ‘플랜B’ 주자로 거론되는 민감한 시점이기 때문이었다. 과거 유력 정치인들은 ‘결단’을 하기 앞서 고향을 찾는 예가 많았다. 김 전 부총리는 “정치적 의미가 아니고 고향에 대한 애정 때문에 가는 것”이라고 말했으나 정치권은 예사롭게 보지 않고 있다. 강연 내용도 주목된다. 과거보다 정치와 경제 등 현안에 대한 발언이 부쩍 많아졌다. 김 전 부총리가 음성군에서 열린 ‘2021 반기문 아카데미’ 강연에서는 ‘미래’를 화두로 제시했다. 그는 “우리사회가 더 많은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고 더 고른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외적으로는 세상과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급변하고 있는데도 우리는 미래에 대한 논의도 없고 사회 의제화도 안되고 있으며, 미래를 이야기하는 정치 지도자도 없이 그저 과거와 진영 논리의 싸움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보수와 진보의 최대 논쟁거리는 시장과 정부의 역할인데, 다 철 지난 얘기”라고 규정한 뒤 “과거와 진영, 이념 논리로 싸울 게 아니라 미래와 혁신을 위한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한국경제는 기술 사이클이 짧은 분야를 따라가는 ‘추격 경제’였고, 이는 쫓아갈 수는 있어도 추월할 수 없고, 후발자에게 잡힐 수 있다”며 “이런 식과는 결별하고 기술 사이클이 긴 바이오와 K-POP, 그린경제, 폴랫폼 산업으로 갈아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 권영진 시장 초청 대구시청 강연에선 좀 더 구체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국가 과잉, 격차 과잉, 불신 과잉을 3대 과잉으로 분석하고 문제의 뿌리를 ‘승자 독식 구조’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여와 노력보다 더 받는 보상, 책임이 따르지 않는 권한 등이 그 근저에 자리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잉, 승자 독식 구조의 문제로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을 꼽았다. 일할 기회, 사업할 기회, 교육받을 기회, 사랑할 기회, 결혼할 기회, 아이 낳을 기회 등이다. 또 기회가 주어져도 기회의 양극화, 기회의 사재기, 수저론 등 불공평하게 주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부총리는 “결국 승자 독식 전쟁을 종전시켜야 하고, 이를 위해선 추격경제의 틀, 세습경제의 틀, 거품경제의 틀을 깨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격경제 틀 탈피를 위한 방안으로는 스타트업 극대화, 노동유연성 등을 꼽았다. 세습경제의 틀 탈피를 위해선 철밥통·순혈주의 타파, 유망 직업 수 두 배로 늘리기, 노동시장 이중구조 타파, 새로운 인재 육성 등을 들었다. 거품경제의 틀로는 수도권 올인 구조, 부동산과 교육 문제 등을 예로 꼽았다. 실천방법으로는 정치 줄이기와 권력 나누기 등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선 ‘아래로부터의 반란’이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강연 내용을 두고 정치권에선 차기 대선과 관련, “‘김동연의 특화된 미래 비전’을 꺼냈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홍영식 논설위원 yshong@hankyung.com
야권에서 거론되는 ‘플랜B’주자로는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재형 감사원장 등이다. 이와 관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이 주목된다. 그는 지난 6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는 사람이 대통령이 꼭 된다는 얘기를 할 수가 없다”며 “새롭게 꿈틀거리고 있는 사람이 제대로 자기의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의 정서가 맞으면 그 사람이 (대통령이)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이 지난해 7월 초 “당 밖에 꿈틀꿈틀거리는 사람이 있다”며 “이름을 말할 수는 없지만 어떤 자격을 갖춘 사람이 후보로 나설지 머릿속에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김 전 위원장이 김 전 부총리를 염두에 두고 그런 발언을 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러면서 김 전 부총리가 유력 대선주자로 급격하게 부각됐다.
최근 김 전 위원장의 발언은 김 전 부총리의 행보와 관련해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달 27~28일 고향인 충북 음성과 외가인 진천, 지난 4일 대구를 방문해 강연을 가졌다. 그가 퇴임 뒤 고향에 잠깐 들른 적은 있지만, 공식 초청을 받고 간 것은 처음이다. 그의 고향 방문이 주목 받는 것은 ‘플랜B’ 주자로 거론되는 민감한 시점이기 때문이었다. 과거 유력 정치인들은 ‘결단’을 하기 앞서 고향을 찾는 예가 많았다. 김 전 부총리는 “정치적 의미가 아니고 고향에 대한 애정 때문에 가는 것”이라고 말했으나 정치권은 예사롭게 보지 않고 있다. 강연 내용도 주목된다. 과거보다 정치와 경제 등 현안에 대한 발언이 부쩍 많아졌다. 김 전 부총리가 음성군에서 열린 ‘2021 반기문 아카데미’ 강연에서는 ‘미래’를 화두로 제시했다. 그는 “우리사회가 더 많은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고 더 고른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외적으로는 세상과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급변하고 있는데도 우리는 미래에 대한 논의도 없고 사회 의제화도 안되고 있으며, 미래를 이야기하는 정치 지도자도 없이 그저 과거와 진영 논리의 싸움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보수와 진보의 최대 논쟁거리는 시장과 정부의 역할인데, 다 철 지난 얘기”라고 규정한 뒤 “과거와 진영, 이념 논리로 싸울 게 아니라 미래와 혁신을 위한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한국경제는 기술 사이클이 짧은 분야를 따라가는 ‘추격 경제’였고, 이는 쫓아갈 수는 있어도 추월할 수 없고, 후발자에게 잡힐 수 있다”며 “이런 식과는 결별하고 기술 사이클이 긴 바이오와 K-POP, 그린경제, 폴랫폼 산업으로 갈아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 권영진 시장 초청 대구시청 강연에선 좀 더 구체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국가 과잉, 격차 과잉, 불신 과잉을 3대 과잉으로 분석하고 문제의 뿌리를 ‘승자 독식 구조’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여와 노력보다 더 받는 보상, 책임이 따르지 않는 권한 등이 그 근저에 자리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잉, 승자 독식 구조의 문제로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을 꼽았다. 일할 기회, 사업할 기회, 교육받을 기회, 사랑할 기회, 결혼할 기회, 아이 낳을 기회 등이다. 또 기회가 주어져도 기회의 양극화, 기회의 사재기, 수저론 등 불공평하게 주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부총리는 “결국 승자 독식 전쟁을 종전시켜야 하고, 이를 위해선 추격경제의 틀, 세습경제의 틀, 거품경제의 틀을 깨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격경제 틀 탈피를 위한 방안으로는 스타트업 극대화, 노동유연성 등을 꼽았다. 세습경제의 틀 탈피를 위해선 철밥통·순혈주의 타파, 유망 직업 수 두 배로 늘리기, 노동시장 이중구조 타파, 새로운 인재 육성 등을 들었다. 거품경제의 틀로는 수도권 올인 구조, 부동산과 교육 문제 등을 예로 꼽았다. 실천방법으로는 정치 줄이기와 권력 나누기 등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선 ‘아래로부터의 반란’이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강연 내용을 두고 정치권에선 차기 대선과 관련, “‘김동연의 특화된 미래 비전’을 꺼냈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홍영식 논설위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