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부터 국내 1위 부동산 정보 플랫폼인 네이버 부동산에서 전세 매물을 검색한 뒤 바로 신한은행의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네이버와 신한은행은 부동산 검색과 개인별 대출 한도 및 금리 확인, 대출 신청까지 전세 금융의 모든 과정을 한데 모은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부동산'에서 신한은행 전세대출 받는다

○검색 후 ‘원클릭’ 전세대출

신한은행은 12일 네이버페이의 ‘포인트 혜택’ 메뉴를 통해 전세대출을 신규로 신청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5만 네이버페이 포인트(5만원 상당)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연다고 발표했다.

2003년 3월 부동산 정보제공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네이버 부동산은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부동산 정보 플랫폼으로 발전했다. 중개업자들이 등록한 국내 대부분의 매매, 전·월세 매물이 올라와 있다. 집 구하는 팁, 부동산 관련 뉴스 및 칼럼, 분양 정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등 각종 부동산 정보도 제공한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앱 기반 전세대출을 성공시킨 이후 시중은행들은 속속 비대면 전세대출 상품을 출시해왔다. 네이버는 네이버 부동산과의 연계를 위해 웹 기반 비대면 전세대출 서비스를 가장 안정적으로 구축한 곳이 신한은행이라고 판단하고 제휴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부동산 전세매물을 찾는 사람들은 네이버 부동산에서 매물을 검색한 뒤 신한은행의 전세대출 배너를 클릭하면 한도와 금리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바로 신청과 약정도 할 수 있어 전세대출을 위해 은행을 찾아야 하는 수고가 크게 줄어든다.

○부동산 금융 ‘빅 플랫폼’ 탄생하나

은행들이 네이버와 신한은행의 제휴에 주목하는 것은 매물 검색과 대출 과정을 한 번에 통합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네이버 부동산을 통해 유입되는 다수의 전세대출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금도 각종 신용대출 상품 등을 핀테크 플랫폼과 제휴하고 있지만 네이버와의 제휴는 수준이 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네이버는 이번 제휴를 시작으로 부동산 금융 플랫폼을 고도화할 전망이다. 각종 부동산 규제에 맞춰 매물과 대출을 추천해주고, 세금을 계산해주는 등 은행 창구에서만 가능했던 개인화된 부동산 금융 서비스를 해주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또 네이버 부동산이 매매 물건 관련 주택담보 대출로 서비스 범위를 넓히거나 다른 은행과도 제휴를 늘릴 수 있다. 네이버가 부동산 금융시장에서도 ‘빅 플랫폼’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네이버는 ‘금융 플랫폼’로의 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금융사와의 제휴를 통해 수신·대출·신용결제 등 금융업의 핵심 서비스를 네이버에서 이용하도록 하는 전략이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과 CMA 통장을 내놓은 데 이어 대출 시장에서도 미래에셋캐피탈,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파트너를 늘리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네이버 미래에셋 CMA(네이버통장) 잔액이 최근 증권사 단일 상품의 성공 척도인 1조원을 돌파했다”며 “플랫폼사와 금융사 간 협업 시도는 앞으로 더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빈난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