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부인의 '도자기 테크', 끝물일까 [김동욱의 하이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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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 일본 거품경제 시기는 일본 국내 도자기 업체뿐 아니라 유럽의 주요 명품 도자기 업체들로서도 황금기였습니다. 눈높이가 높아진 일본의 소비자들은 앞다퉈 유럽의 브랜드 도자기들을 사들였습니다. 마이센, 로얄코펜하겐, 로얄알버트, 웨지우드, 헤렌드, 민튼, 포트메리온, 에인슬리, 리차드지노리 등등…. 19세기 이전의 '골동품'에 가까운 명품 도자기들도 대거 수입됐습니다.


동시에 중고품 시장도 얼어붙었습니다. 일본인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일부 모델의 경우, 일본에 들어온 물량이 워낙 많았고 중고시장에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탓에 중고 업자들은 구매는커녕 눈길도 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중고시장을 향한 '공급'은 계속 늘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유품으로 나온 식기를 정리하려 하거나, 은퇴 세대가 물건을 내놓는 물건이 꾸준히 나왔던 것입니다.
일본 국내 도자기 업체들은 잇따라 도산으로 몰렸습니다. 그 결과, 거품이 꺼진 지 30년이 다 돼가는 2018~2019년까지도 거품 시절 생산했던 고급 도자기 재고 물량을 싼값에 판매하는 온·오프라인 특별전이 지속해서 열리기도 했습니다.

명품 도자기에 대한 사랑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점은 거품경제 시절 일본인들이 잘 보여줬습니다. 박 후보자가 최종적으로 장관직에 오를지는 알 수 없지만, 명품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 화를 부른 또 하나의 사례로는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김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