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키즈'에서 '30대 당대표' 노리는 이준석 "2030 잡으면 대선 승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국민의힘 초선 반란에 이어 '정치 아이돌'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당대표에 도전장을 던졌다. 당대표 출마자 중 유일한 30대다.
이 전 최고위원은 '박근혜 키즈'로 정치권에 데뷔, 2012년에는 27살에 집권정당의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보수 험지인 서울 노원병에 출마해 낙선한 이후 2018년 재보궐선거, 2020년 21대 총선 등 연이어 세번 패배했다. 아직 국회에 입성하지는 못했지만 영향력은 웬만한 중진 의원 이상이다. 특유의 예리한 정치 평론과 각종 시사·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아올린 덕분이다.
깜짝 당대표 출마 선언에 여론조사에서 '당대표 대세론'이 떠돌던 주호영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제치고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 현상에 대해 "원내 스타성을 가진 의원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당원들도 국민들도 새로운 것을 갈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저의 출마 선언에 주 전 원내대표께서 많이 당황하신 것 같다"며 "에베레스트 발언 등은 당황에서 비롯된 실수일 것"이라며 뼈있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최고위원을 비롯해 당내 초선들의 당대표 경선 출마에 대해 경험이 없다는 취지로 "에베레스트를 가려면 동네 뒷산만 다녀서는 안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최근 여론의 인기를 실감하듯 이 최고위원을 국회 근처 여의도동 대흥빌딩에서 만났을 때 "오늘하루만 인터뷰만 4건"이라고 했다. 언론이 주목하는 것은 비단 여론조사 2위라는 결과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최근 4·7 재·보궐선거에서 '2030(20대, 30대층) 유세단' 등 새로운 기획으로 선거 승리를 이끌었던 이 전 최고위원이 전당대회, 더 나아가서 차기 대선을 두고 새로운 전략을 세운 것이 있을까 궁금해서였을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당대표 출마 배경을 물었다. 이에 이 전 최고위원은 "김웅 의원이 생각보다 못하고 있어서 직접 나서게 됐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젊은 층을 대상으로한 이슈 메이킹이 잘 안된다는 것이다. 최근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과 관련해 설전에 대해서도 "불필요한 다툼"이라고 일축했다. 홍 의원의 복당과 관련해 "형평성의 문제"라며 "다른 의원들의 복당은 허용하고 홍 의원만 콕 집어 안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당대표 출마의 배경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어느정도의 파격을 감당할 수 있는지도 궁금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던 태극기부대가,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지하는 등 예상치 못했던 파격이 일어나고 있다"며 "당에서 젊은 당대표에게 기회를 주는 파격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본인의 당대표 당선 가능성도 높게 봤다. 이 전 최고위원은 "탄핵 이후 당원들은 승리에 대한 갈망이 있다"며 "승리를 가져다 주는 사람을 열렬하게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차기 대선 승리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자신있게 "그렇다"고 답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차기 대선에서 2030의 영향력이 절대적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그동안 선거 패배에서 기본 지지층만 가지고는 안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4·7 재·보궐선거에서 2030의 유입으로 승리하는 또하나의 전략적 통로를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2030을 통한 승리 방정식을 풀 적임자가 본인이라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선거에서 나타난 2030의 지지가 당까지 옮아오지 않았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이나 이준석, 하태경 의원 등 개인 지지에 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이나 하 의원 등이 과거 3~4년간 젊은 층들의 문제에 공감하고 얻어낸 결과일뿐 당은 노력한게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며 발언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하 의원과 함께 젊은이들의 자잘한 이슈, 유명 게이머 문제 등을 해결하는데 노력해왔다"며 "사람들이 필요한 것을 이야기할 때 믿는 사람한테 하는데, 이는 오랜 시간 노력하면서 신뢰를 얻어야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당의 노력은 없었다"며 "당 지도부가 구조적으로 2030을 끌어안을 수 있게 해야하는데, 그게 바로 나의 역할"이라고 했다.
2030을 고정 지지층으로 만들면 대선 승리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국민의힘의 이미지 때문에 젊은 지지층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번 재·보선을 통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며 "오 시장이 증명했듯 본인 경쟁력이 있으면 국민의힘 소속으로도 얼마든지 당선 가능하다"고 했다. 윤석열 전 경찰총장 등 외부 인사에 대해서도 "당과 당원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대선 6개월 전에 합류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2030을 포용하기 위해서는 메시지의 내용보다 그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톤앤매너(tone & manner)'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톤앤매너는 젊은 층들이 많이 사용하는 용어로 '상황과 맥락에 적합한 어조나 태도'로 풀이할 수 있다. 60대의 올드한 메시지 사용법으로 2030대의 마음에 들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당내 의원들의 SNS 활용법도 문제삼았다. 이 전 최고위원은 "SNS를 사용한다고 다 젊은 것은 아니"라며 "2030이 보고 싶은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당의 채널이 단일화되지 않은 부분도 꼬집었다. 그는 "당내 목소리가 젊어져야 한다"며 "당내 토론대회 등을 열어서 새로운 인물을 뽑아야 한다"고 했다. 이런 부분을 소홀히 한 결과 당내 메시지를 외부 패널이나 보수 유튜버들이 담당하면서 당의 노선이 정제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당의 역동성이 떨어졌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핵심 이슈에 대해 민첩하게 반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새롭게 유입된 2030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모르고 안절부절 못한다는 것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선거 이후 가장 많이 오는 연락이 선거 당시 유세차를 탔던 청년들 연락처 문의"라면서 "기껏 간담회 초청해서 구색 맞추려는 것인데 이런 방식으로 2030을 잡아둘 수 없다"고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당대표가 된다면 국회의원을 비롯한 지방의원까지 공천을 하기 전에 기본 소양을 갖췄는지 테스트를 하겠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기본 소양 및 소통 방법, 자료 해석 방법을 비롯하 하다 못해 SNS 기기 사용법 등에 대해 당내 연수를 하고 자격 시험을 해서 컷오프 시커야 한다"며 "9급 공무원보다 역량이 부족한 사람에게 당이 자리를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간 이어져왔던 공천 할당제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최고위원은 "선발 기준만 공정하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우수한 사람을 선발하게 될 것"이라며 "결과적 평등이 아니라 기회의 평등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이 전 최고위원은 '박근혜 키즈'로 정치권에 데뷔, 2012년에는 27살에 집권정당의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보수 험지인 서울 노원병에 출마해 낙선한 이후 2018년 재보궐선거, 2020년 21대 총선 등 연이어 세번 패배했다. 아직 국회에 입성하지는 못했지만 영향력은 웬만한 중진 의원 이상이다. 특유의 예리한 정치 평론과 각종 시사·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아올린 덕분이다.
깜짝 당대표 출마 선언에 여론조사에서 '당대표 대세론'이 떠돌던 주호영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제치고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 현상에 대해 "원내 스타성을 가진 의원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당원들도 국민들도 새로운 것을 갈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저의 출마 선언에 주 전 원내대표께서 많이 당황하신 것 같다"며 "에베레스트 발언 등은 당황에서 비롯된 실수일 것"이라며 뼈있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최고위원을 비롯해 당내 초선들의 당대표 경선 출마에 대해 경험이 없다는 취지로 "에베레스트를 가려면 동네 뒷산만 다녀서는 안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최근 여론의 인기를 실감하듯 이 최고위원을 국회 근처 여의도동 대흥빌딩에서 만났을 때 "오늘하루만 인터뷰만 4건"이라고 했다. 언론이 주목하는 것은 비단 여론조사 2위라는 결과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최근 4·7 재·보궐선거에서 '2030(20대, 30대층) 유세단' 등 새로운 기획으로 선거 승리를 이끌었던 이 전 최고위원이 전당대회, 더 나아가서 차기 대선을 두고 새로운 전략을 세운 것이 있을까 궁금해서였을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당대표 출마 배경을 물었다. 이에 이 전 최고위원은 "김웅 의원이 생각보다 못하고 있어서 직접 나서게 됐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젊은 층을 대상으로한 이슈 메이킹이 잘 안된다는 것이다. 최근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과 관련해 설전에 대해서도 "불필요한 다툼"이라고 일축했다. 홍 의원의 복당과 관련해 "형평성의 문제"라며 "다른 의원들의 복당은 허용하고 홍 의원만 콕 집어 안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당대표 출마의 배경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어느정도의 파격을 감당할 수 있는지도 궁금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던 태극기부대가,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지하는 등 예상치 못했던 파격이 일어나고 있다"며 "당에서 젊은 당대표에게 기회를 주는 파격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본인의 당대표 당선 가능성도 높게 봤다. 이 전 최고위원은 "탄핵 이후 당원들은 승리에 대한 갈망이 있다"며 "승리를 가져다 주는 사람을 열렬하게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차기 대선 승리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자신있게 "그렇다"고 답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차기 대선에서 2030의 영향력이 절대적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그동안 선거 패배에서 기본 지지층만 가지고는 안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4·7 재·보궐선거에서 2030의 유입으로 승리하는 또하나의 전략적 통로를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2030을 통한 승리 방정식을 풀 적임자가 본인이라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선거에서 나타난 2030의 지지가 당까지 옮아오지 않았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이나 이준석, 하태경 의원 등 개인 지지에 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이나 하 의원 등이 과거 3~4년간 젊은 층들의 문제에 공감하고 얻어낸 결과일뿐 당은 노력한게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며 발언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하 의원과 함께 젊은이들의 자잘한 이슈, 유명 게이머 문제 등을 해결하는데 노력해왔다"며 "사람들이 필요한 것을 이야기할 때 믿는 사람한테 하는데, 이는 오랜 시간 노력하면서 신뢰를 얻어야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당의 노력은 없었다"며 "당 지도부가 구조적으로 2030을 끌어안을 수 있게 해야하는데, 그게 바로 나의 역할"이라고 했다.
2030을 고정 지지층으로 만들면 대선 승리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국민의힘의 이미지 때문에 젊은 지지층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번 재·보선을 통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며 "오 시장이 증명했듯 본인 경쟁력이 있으면 국민의힘 소속으로도 얼마든지 당선 가능하다"고 했다. 윤석열 전 경찰총장 등 외부 인사에 대해서도 "당과 당원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대선 6개월 전에 합류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2030을 포용하기 위해서는 메시지의 내용보다 그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톤앤매너(tone & manner)'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톤앤매너는 젊은 층들이 많이 사용하는 용어로 '상황과 맥락에 적합한 어조나 태도'로 풀이할 수 있다. 60대의 올드한 메시지 사용법으로 2030대의 마음에 들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당내 의원들의 SNS 활용법도 문제삼았다. 이 전 최고위원은 "SNS를 사용한다고 다 젊은 것은 아니"라며 "2030이 보고 싶은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당의 채널이 단일화되지 않은 부분도 꼬집었다. 그는 "당내 목소리가 젊어져야 한다"며 "당내 토론대회 등을 열어서 새로운 인물을 뽑아야 한다"고 했다. 이런 부분을 소홀히 한 결과 당내 메시지를 외부 패널이나 보수 유튜버들이 담당하면서 당의 노선이 정제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당의 역동성이 떨어졌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핵심 이슈에 대해 민첩하게 반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새롭게 유입된 2030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모르고 안절부절 못한다는 것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선거 이후 가장 많이 오는 연락이 선거 당시 유세차를 탔던 청년들 연락처 문의"라면서 "기껏 간담회 초청해서 구색 맞추려는 것인데 이런 방식으로 2030을 잡아둘 수 없다"고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당대표가 된다면 국회의원을 비롯한 지방의원까지 공천을 하기 전에 기본 소양을 갖췄는지 테스트를 하겠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기본 소양 및 소통 방법, 자료 해석 방법을 비롯하 하다 못해 SNS 기기 사용법 등에 대해 당내 연수를 하고 자격 시험을 해서 컷오프 시커야 한다"며 "9급 공무원보다 역량이 부족한 사람에게 당이 자리를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간 이어져왔던 공천 할당제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최고위원은 "선발 기준만 공정하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우수한 사람을 선발하게 될 것"이라며 "결과적 평등이 아니라 기회의 평등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