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국내 최초로 미디어 플랫폼 품질 관리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한다. 올레tv, 시즌, 기가지니 등 주요 미디어 플랫폼 서비스를 고품질로 끊김없이 제공하기 위해서다.

KT는 “미디어플랫폼 AI 관제시스템을 상용화해 자사 주요 미디어 플랫폼 서비스에 적용했다”고 13일 밝혔다. AI가 각종 지표를 예측·관리해 사소한 장애 조짐까지 미리 포착하고 예방하는 시스템이다.

AI가 각종 변수 실시간 분석

새 관제시스템엔 네트워크 AI기술, 빅데이터, 클라우드 체계를 활용했다. 미디어 서비스 품질 관리에 필요한 수많은 수치를 한번에 아울러 실시간 분석하기 위해서다.

네트워크 상태, 서버 성능, 트래픽 추이, 콘텐츠 편성정보 등 자사 서비스 관련 정보부터 지역별 날씨를 비롯한 외부 변수 등을 모두 AI가 모니터링한다. 사람이 파악할 수 없는 미세한 데이터 추이 변화까지 잡아낸다.

기존에 비하면 매우 큰 변화다. 그간엔 네트워크, 플랫폼, 편성 등 각 부문을 따로 관제했다. 모니터링하는 자료는 전산으로 취합된 개별 통계 데이터가 주를 이뤘다. KT관제센터엔 60인치 TV 모니터 60여개가 관제실 3개면을 둘러 설치돼 있다. 관리 엔지니어 책상에 있는 컴퓨터 모니터만해도 1인당 최소 서너개다. 기존엔 엔지니어들이 이들 모니터를 번갈아보면서 품질 이상 여부를 체크했다.

새 시스템의 AI 데이터 분석 내용은 엔지니어들이 알아보기 쉽게 직관적인 대시보드 형태로 나온다. 트래픽의 경우 품질 문제가 없을 경우를 가정한 AI의 데이터 예측치와 실제 측정치가 각각 실시간 선으로 그려지는 식이다.
KT의 미디어 플랫폼 AI 관제 시스템 UI 화면. KT 제공
KT의 미디어 플랫폼 AI 관제 시스템 UI 화면. KT 제공
이세희 KT 네트워크AI플랫폼팀장은 “평소엔 두 데이터 그래프가 거의 같다”며 “만약 장애 조짐이 있을 경우 두 선간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나 엔지니어가 빠르게 알아보고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 조짐부터 포착해 품질저하 사전 차단”

이 시스템을 통하면 서비스 장애를 사전 예방해 품질 문제 가능성을 확 줄일 수 있다. 그간엔 장애가 발생하면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복구하는 사후조치형 대응이 주를 이뤘다. 사람이 수많은 데이터를 연계해 유의미한 관련성을 찾아내기가 어려워서다. 통계 데이터가 평소에 비해 상당폭 다르게 나온 경우엔 원인이 뭔지, 실제 문제거리인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유관부서끼리 전화를 돌려봐야 했다.

반면 AI 관제시스템은 미세하더라도 유의미한 데이터 변화를 바로 잡아낼 수 있다. AI가 장애 발생을 예측할 경우 상황별 대응 방안을 제시해 대응 시간도 대폭 줄었다.

이 팀장은 “지난달 시범운영 기간 중 AI가 서비스 이상 징후를 발견해 곧바로 대응했는데, 이 과정이 기존 대비 20분 더 빨랐다”며 “딥러닝 기반 AI 시스템을 적용했기 때문에 가동 기간이 늘어날수록 문제 포착·대응 과정이 더 효율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지역의 기상 악화, 네트워크 공사 등 돌발 변수가 발생하거나 월드컵 결승전 등 트래픽이 평소 대비 급증하는 경우에도 이용자가 고품질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가 자세히 확보한 데이터를 서비스 품질 고도화에도 쓸 수 있다. 김용찬 KT 미디어운용센터 차장은 “AI는 직접적인 장애 조짐 뿐 아니라 미묘한 변수까지 잡아낸다”며 “날씨 변화 등 외부적 요인에 따른 데이터 추이까지 파악해주니 그만큼 서비스 품질을 세밀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기존엔 데이터의 이상 수치 절대 기준을 정해 실시간 데이터가 이 기준에 도달하는지 아닌지를 위주로 봤다”며 “반면 이제는 시간대별로 데이터 추이를 바로 볼 수 있어 서비스 이용 패턴을 보다 자세히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AI 서비스 확대·수출 계획도

국내에서 미디어 플랫폼 관제서비스에 AI를 적용한 것은 KT가 최초다. 이 팀장은 “네트워크 영역에선 AI 기반 관제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미디어 서비스 전반을 AI로 관제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KT는 AI 관제 시스템을 고도화해 적용 서비스를 늘릴 계획이다. 네트워크 인프라, 플랫폼, 클라우드 서버를 종합적으로 관제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외국에도 서비스를 수출한다. KT는 태국 등 글로벌 시장에 인터넷TV(IPTV) 플랫폼을 수출하고 있다. 태국 3BB TV 등엔 KT 미디어운용센터에서 원격으로 관제 업무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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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식 KT 인프라연구소장은 “KT가 국내 최초로 미디어 플랫폼 품질 관리에 AI 기술을 적용해 고객에게 더 안정적인 고품질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디지털 플랫폼의 품질 관리 모델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