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을 공개한 네티즌 A씨는 직업, 성격, 집안까지 잘 맞는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앞두고 딱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고 했다. 바로 예비 시댁의 집안 분위기였다.
A씨의 말에 따르면, 철학관을 운영 중인 그의 예비 시댁은 먹는 것까지 생활 패턴의 여러 부분에 심할 정도로 의미 부여를 했다. A씨는 "집에 인사를 갔을 때 개인 별로 고기의 종류까지 나눠서 주더라. 또 용하다고 소문난 침을 직접 놔주시고는 매주 치료를 받으러 오라고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예비 시댁의 분위기가 내심 마음에 걸렸지만, 파혼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던 A씨. 그러나 '개명 요구'라는 예상치 못한 걸림돌이 생겼다. A씨는 "내 이름에 과부, 돌싱의 기운이 들어있다면서 마음에 안 든다고 했다. 대뜸 개명을 하라고 하더라"며 "부모님은 단단히 화가 나서 결혼을 안 하는 게 맞다고는 말을 하신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나도 이 상황에서 결혼은 하지 않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그 말을 듣고 나한테 그대로 전한 남자친구도 밉다. 하지만 결혼까지 약속했던 사이인지라 마음을 접기가 쉽지 않다"며 고통스러워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그러다 친부모님과도 연 끊으라고 할 지도", "중간에서 그런 말을 그대로 퍼나르는 남자친구가 제일 빌런이네", "부모님이 지어준 이름 버리고 가슴에 대못을 박으실 건가요", "개명은 시작일 뿐", "저건 결혼 반대 의사를 돌려서 말한 거 아닌가", "정말 피곤한 집이다", "사주를 맹신하는데 무례하기까지 답이 없네요"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면 실제로 A씨 예비 시댁의 경우처럼 결혼 전 궁합을 중요시 여기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궁합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미혼남녀 10명 중 6명(64.6%)은 현재 연인과의 궁합을 알고 싶다고 답했다.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궁합의 종류로는 '사주 궁합'이 56.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이름 궁합' 21.1%, '띠 궁합' 17.2%, '별자리 궁합' 3.2%, '혈액형 궁합' 2.2% 순이었다.
결혼 전 반드시 예비 배우자와의 궁합을 봐야한다고 생각한 비율은 여성(51%)이 남성(43.1%)보다 높았다.
그러나 궁합에 영향을 더 받는 쪽은 남성이었다. 궁합이 나쁘게 나와도 결혼을 감행할 수 있냐는 물음에 여성은 72.4%가 '결혼할 수 있다'고 답한 반면, 남성은 49.5%에 그치며 여성과 큰 차이를 보였다.
관계자는 "궁합이 맞지 않아 이별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결과를 얼마나 믿는지는 개인의 선택에 달렸지만, 결혼 가능성을 궁합으로만 판단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