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의견 반영 추진…역세권 청년주택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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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개 단지 사업 장기화 우려
시의회 '타당성 검토' 조례 발의
2월부터 자치구 의견도 들어야
주민 반발…서초선 1년째 차질
'박원순 역점사업' 2016년 시작
19~39세 청년·신혼부부에 공급
입주완료 용산 등 13곳에 그쳐
시의회 '타당성 검토' 조례 발의
2월부터 자치구 의견도 들어야
주민 반발…서초선 1년째 차질
'박원순 역점사업' 2016년 시작
19~39세 청년·신혼부부에 공급
입주완료 용산 등 13곳에 그쳐
서울시가 추진하는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사업장 인근 주민의 민원이 빗발치자 서울시의회가 최근 청년주택 촉진지구로 지정하기 전 시의회가 사업 타당성을 검토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안을 발의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월에는 관할 자치구가 사업 사전검토 단계부터 참여해 의견을 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사업 인가 전부터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잇따라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속도를 내왔던 청년주택 공급 일정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시는 역세권 청년주택 공급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재건축·재개발로 공급을 늘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역세권 청년주택은 고밀 개발을 통해 빠르게 주거시설을 공급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13개 단지 5532가구가 입주를 마쳤다. 이 중 1086가구 규모의 용산구 한강로2가 ‘용산 베르디움 프렌즈’는 2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시는 지난달까지 2만3466가구에 대해 인허가를 내줬다.
75개 단지(2만3466가구)는 인가를 받아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진행이 순조롭지 못한 상황이다. 대표적인 곳이 강남역 인근 서초동 청년주택 사업이다. 서울시는 작년 말 지하 5층~지상 20층 357가구(전용 18~38㎡) 공급 계획에 대한 주민열람공고를 냈다. 하지만 지역 주민의 집단 민원이 쏟아지면서 주민설명회가 계속 취소됐다. 한 주민은 “서초초등학교 통학로와 겹쳐 안전사고 위험이 있고, 일부 주민의 일조권·조망권 침해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시행사는 이 과정에서 서울시 및 서초구와 협의를 통해 주민 주거 개선을 위한 보완 설계를 수차례 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역세권 청년주택 촉진지구 지정 심의에 올라가지 못해 사업이 사실상 멈춰 있다. 시행사 관계자는 “신혼부부 가구 공급 물량을 기존 30%에서 40%로 조정하고, 지하 1층 청년센터를 서초구에 공공기여하기로 협의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2월 열린 자치구청장 협의회를 통해 사업 초기인 검토 단계부터 지역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한 ‘자치구 협의 절차’도 공식화됐다. 여기에 이 조례안까지 통과하면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은 서울시 인가를 받기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사업 추진 자체를 장담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동안 시행사들이 사전 자문 등을 거쳐 사업 계획을 신청해 서울시 심의까지 통과하는 데 1년 정도 걸렸다. 고밀 개발로 인한 교통 혼잡, 일조권 침해 등에 대한 주민 민원이 있어도 서울시는 절차에 맞춰 일정대로 사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사업 계획에 대한 인허가를 받기 전 단계부터 구청과 사업 계획을 공유해야 하고, 서울시의회까지 거쳐야 해 서초동 사업장처럼 착공 일정이 상당 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역 주민과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자치구도 사전 검토 단계에 참여하도록 한 것”이라면서도 “일부 지역은 아예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어 인허가에 많은 시일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시행사들이 역세권 청년주택 대신 정부가 추진하는 도심공공주택복합개발 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서울시는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앞서 지난 2월에는 관할 자치구가 사업 사전검토 단계부터 참여해 의견을 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사업 인가 전부터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잇따라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속도를 내왔던 청년주택 공급 일정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초동 등에서 잇단 주민 민원
역세권 청년주택은 박원순 전 시장이 청년층의 주거 복지를 위해 2016년부터 추진해온 임대주택 사업이다. 주요 지하철역 출구 기준으로 반경 350m 이내에 주거 공간을 조성한다. 19~39세 대학생·사회초년생·신혼부부 대상으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월세로 제공하기 때문에 입주 경쟁률이 높은 편이다.서울시는 역세권 청년주택 공급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재건축·재개발로 공급을 늘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역세권 청년주택은 고밀 개발을 통해 빠르게 주거시설을 공급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13개 단지 5532가구가 입주를 마쳤다. 이 중 1086가구 규모의 용산구 한강로2가 ‘용산 베르디움 프렌즈’는 2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시는 지난달까지 2만3466가구에 대해 인허가를 내줬다.
75개 단지(2만3466가구)는 인가를 받아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진행이 순조롭지 못한 상황이다. 대표적인 곳이 강남역 인근 서초동 청년주택 사업이다. 서울시는 작년 말 지하 5층~지상 20층 357가구(전용 18~38㎡) 공급 계획에 대한 주민열람공고를 냈다. 하지만 지역 주민의 집단 민원이 쏟아지면서 주민설명회가 계속 취소됐다. 한 주민은 “서초초등학교 통학로와 겹쳐 안전사고 위험이 있고, 일부 주민의 일조권·조망권 침해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시행사는 이 과정에서 서울시 및 서초구와 협의를 통해 주민 주거 개선을 위한 보완 설계를 수차례 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역세권 청년주택 촉진지구 지정 심의에 올라가지 못해 사업이 사실상 멈춰 있다. 시행사 관계자는 “신혼부부 가구 공급 물량을 기존 30%에서 40%로 조정하고, 지하 1층 청년센터를 서초구에 공공기여하기로 협의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시의회 검토까지…인허가 지연되나
현재 사업 인가를 진행하고 있는 69곳(2만7353가구)은 사업 추진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 서울시의회가 역세권 청년주택 촉진지구 지정에 앞서 타당성 검토를 거치도록 한 ‘서울 역세권 청년주택 공급 지원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발의했기 때문이다. 시의회가 청년주택 촉진지구로 지정하기 전에 △사업의 필요성과 시급성 △사업의 타당성과 파급효과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 절차 준수 등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내용이다.2월 열린 자치구청장 협의회를 통해 사업 초기인 검토 단계부터 지역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한 ‘자치구 협의 절차’도 공식화됐다. 여기에 이 조례안까지 통과하면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은 서울시 인가를 받기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사업 추진 자체를 장담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동안 시행사들이 사전 자문 등을 거쳐 사업 계획을 신청해 서울시 심의까지 통과하는 데 1년 정도 걸렸다. 고밀 개발로 인한 교통 혼잡, 일조권 침해 등에 대한 주민 민원이 있어도 서울시는 절차에 맞춰 일정대로 사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사업 계획에 대한 인허가를 받기 전 단계부터 구청과 사업 계획을 공유해야 하고, 서울시의회까지 거쳐야 해 서초동 사업장처럼 착공 일정이 상당 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역 주민과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자치구도 사전 검토 단계에 참여하도록 한 것”이라면서도 “일부 지역은 아예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어 인허가에 많은 시일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시행사들이 역세권 청년주택 대신 정부가 추진하는 도심공공주택복합개발 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서울시는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