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삼영 감독 "7회 위기 강백호 타석, 원태인 교체 계획 없었다 "
"맞아도 원태인이 맞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아기 사자' 원태인(21)이 이제 승패는 물론이고 삼성 라이온즈 더그아웃 분위기까지 좌우하는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허삼영(49) 삼성 감독은 '투수 교체'를 생각하지 않았다.

마운드를 지키는 투수가 원태인이었기 때문이다.

14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방문 경기를 앞두고 만난 허 감독은 전날(13일) 7회말 위기 상황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삼성은 수원 kt wiz전에서 1-0으로 앞선 7회말 2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타석에는 '4할 타자' 강백호가 들어섰다.

삼성 불펜에서는 강백호와의 맞대결에서 15타수 3안타(0.200)로 강한 좌완 임현준이 몸을 풀고 있었다.

그러나 허 감독은 투수 교체를 계획하지 않았다.

허삼영 감독은 "13일 경기는 원태인이 만들어가는 게임이었다.

7회 위기에서 실패해도 원태인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만약 투수를 교체하고, 다른 투수가 적시타를 허용하면 팀이 얻은 상처가 컸을 것이다.

선수 출신이라면 그 상황에서는 누구나 원태인에게 맡겼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만든 위기는 자신이 책임지는, 각 팀 에이스가 받는 예우를 13일 kt전에서 원태인이 받았다.

원태인은 강백호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7회를 실점 없이 끝냈다.

그리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삼성은 4-0으로 승리했고, 원태인은 시즌 6승(1패)째를 올렸다.

허삼영 감독 "7회 위기 강백호 타석, 원태인 교체 계획 없었다 "
원태인은 2021시즌 초반 KBO리그에서 가장 돋보이는 투수다.

그는 13일까지 다승, 평균자책점(1.00),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2.85), 퀄리티스타트플러스(4회·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1위를 달린다.

허 감독은 "구속도 좋아졌지만, 마운드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올해 호투의 요인"이라며 "모든 구종을 효율적으로 던지고 제구도 좋다"고 원태인을 칭찬했다.

지난해 원태인은 전반기에 13차례 등판해 5승 2패 평균자책점 3.56으로 호투했으나, 후반기에는 체력적인 한계를 드러내며 14경기 1승 8패 평균자책점 6.15로 고전했다.

허 감독은 원태인에게 2020년 후반기에도 꾸준하게 선발 등판 기회를 줬다.

그는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다"고 웃으며 "원태인은 지난해 후반기에 부진할 때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매 경기 열심히 준비했다.

그런 심성을 가진 선수가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걸 올해 보여주고 있다"고 뿌듯해했다.

조언도 잊지 않았다.

허 감독은 "최근 원태인이 '국가대표 1선발'로 불리고 있다.

젊은 선수라면 들뜰 수밖에 없다"며 "초심 잃지 않고, 너무 서두르지 않고, 지금처럼 차분하게 다음 등판을 잘 준비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