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후 실종됐다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손 모(22)씨 사건과 관련해 실종 당일 함께 있었던 친구 A 씨 측 입장이 최초로 공개됐다.

A 씨 측은 손 씨 사망 사건의 의혹을 다룬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실화탐사대’를 통해 "지금은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의 슬픔을 위로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저희 입장을 해명하는 것은 결국은 유족과 진실공방을 하게 되는 것이며, 이는 유족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다"라며 "사소한 억측이나 오해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절로 해소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때까지 참고 기다리며 애도하는 것이 저희가 지켜야 할 도덕적 의무라고 생각한다"라며 "그래서 일체 해명도 말아주시고 해명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보도하지 말아달라고 부탁드린 것이다"라고 말했다.

손 씨 아버지는 "아빠의 마지막 약속이고 아빠 죽을 때까지 할 거야"라며 "반드시 할 거니까 너를 이렇게 만든 게 있다면 절대로 가만 두지 않을 거다"고 흐느꼈다.

이어 "새벽 1시 반경에 (아들과 아내가) 연락을 했다"며 "새벽 5시 반이 되니까 아내가 '아들이 없어졌다' 깨웠다"고 당시 상황을 언급했다.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손씨 아버지는 "아들을 찾을 때부터 궁금증이 생겼다"며 "동영상을 보면 최소한 새벽 2시까진 거기 있었던 건 증명됐다. 4시 반에 혼자 나온 게 맞으니까 '2시간 반 사이에 일어난 거 아니냐'고 했을 때 그렇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친구는 혼자 이렇게 걸어오면서 토끼굴로 들어가고 그 와중에 부모들은 여기서 왔다 갔다 하다가 본인 아들이 오면 합류하는 영상이다"며 "우리 아들을 찾는 느낌은 안 든다"고 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친구 A씨의 행동이 현장 상황과 잘 안 맞는다"며 "최소한 112에 신고라도 해야 했는데 그런 행동들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첫 느낌이 그랬다. 이거는 사고 플러스 사건이다"라고 진단했다.

손 씨 아버지는 "(친구 A씨가) 2시간 반 동안에 기억은 딱 하나 얘기했다. 우리 아들이 갑자기 일어나서 뛰어가다 넘어졌고 걔를 일으키다가 옷과 신발이 더러워졌다고 했다"며 "'신발을 볼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더니 '버렸다'는 답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변호인을 대동했다는 얘기를 듣고 '우리 아들을 찾을 마음이 전혀 없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A 씨 측의 입장 표명에 대해 "그 친구 입장에선 방어적일 수밖에 없다"며 "아쉬운 건 너무 냉정한 태도다"고 지적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