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베로 감독 "최재훈, 선구안 좋고 카운트 싸움 잘해"
포수가 테이블세터? 한화의 파격 라인업…최재훈 2번 배치
프로야구에서 포수에게 추가 임무를 부여하는 경우는 적다.

그라운드의 사령관인 포수는 해야 할 게 너무 많기 때문이다.

소속팀 투수는 물론, 상대 팀 타자들의 특징과 컨디션을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

포수는 다른 것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

매 순간 고도의 집중력으로 적절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이런 이유로 포수의 타순은 거의 고정돼 있다.

대다수 팀은 포수를 하위 타순에 배치한다.

4~6번 중심 타순에 들어가는 상황은 있지만, 적극적인 주루와 작전 능력이 필요한 1~2번 상위 타순에 배치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수베로 감독은 팀의 변화를 위해 포수 최재훈을 2번 타순에 배치하는 파격적인 라인업을 짰다.

수베로 감독은 14일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 이어 16일 경기에서도 최재훈을 2번에 배치했다.

최재훈은 이날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키움 전에 '테이블세터'로 나선다.

수베로 감독의 결정엔 이유가 있다.

현재 한화는 1번 타자 정은원이 출루율 0.433을 기록하며 제 몫을 다하고 있고, 중심타순에선 하주석, 노시환 등이 활약한다.

그러나 연결고리인 2번 자리가 문제다.

올 시즌 주로 2번 타순에 배치했던 장운호가 슬럼프를 겪고 있다.

이를 대신할 선수는 쉽게 보이지 않는다.

수베로 감독은 경험이 많은 최재훈에게 2번 자리를 맡겼다.

수베로 감독은 "최재훈은 선구안이 좋고 투수와 카운트 싸움을 잘하는 선수"라며 "정은원과 하주석 사이에 최재훈을 배치한다면 상대 투수의 투구 수를 늘리는 등 여러 가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재훈과는 충분히 이야기를 나눴다"며 "언제까지 최재훈을 2번 타순에 배치할지는 모르지만, 일주일 정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