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개설 23년만에 상장 기업 수 1500개 돌파
한국거래소는 17일 코스닥 상장 기업 수가 1500개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코스닥 시장이 개설된 1996년 이후 약 23년만이다.

코스닥 상장 기업 수는 2007년 10월1일 처음으로 1000개를 돌파했다. 13년 7개월 동안 코스닥 시장에는 944개 기업이 새롭게 상장되고, 445개 기업이 상장폐지됐다.

500개 기업이 추가로 상장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 배경은 시장 건전화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라고 한국거래소는 설명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시장이 충격을 받은 이듬해인 2009년 상장적격성실질심사 제도가 도입되자 코스닥 상장 기업 수 증가는 2013년까지 지지부진했다.

이후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벤처기업이 늘어나면서 상장 기업 수 증가에 탄력이 붙었다. 기술성장특례·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 등 상장 경로도 다양해지고 문턱도 낮아진 점도 코스닥 시장 확대에 힘을 보탰다. 또 2013년 7월 개설된 코넥스 시장은 71개 코스닥 상장사를 배출하는 등 초기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성장해나가도록 돕는 발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코스닥 상장 기업 수가 1000개에서 1500개로 늘어나는 동안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바뀌었다. 더 큰 시장인 코스피로 이전한 기업도 있고, 시가총액 상위에서 밀려난 기업도 있다. 한국거래소는 “인터넷·통신·금융 등 전통적 고성장산업에서 바이오·2차전지 등 미래성장 산업으로의 구조적 전환이 신속히 이뤄진 결과”라고 자평했다.

개별 상장 기업들의 몸집도 함께 불어났다. 상장기업 수가 1000개를 돌파한 2007년 10월에는 평균 시가총액이 1062억원이었지만, 이날은 2664억원으로 2.5배 가량 커졌다.

같은 기간 기업들의 평균 자산은 828억원에서 1805억원으로, 평균 매출액은 790억원에서 1119억원으로 각각 늘어났다.

한국거래소는 “성장 잠재력 있는 기업을 선별하고 이들을 효율적으로 자본시장에 진입시키기 위한 제도적·절차적 체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에도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미래 성장의 동량이 될 기업들을 육성하기 위한 혁신적인 상장 체계를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기술 발전과 산업 구조의 변화 등 시장의 흐름을 시의적절하고 유연하게 반영할 수 있는 제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