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잔치…역대급 실적에도 보험료 또 올렸다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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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1분기 호실적 잇따라…코로나·증시 열풍 영향
생보사, 예정이율 인하 돌입…"실적과 관계 없다"
손보사, 연말 보험료 인상 예정…실손보험 손실 때문
생보사, 예정이율 인하 돌입…"실적과 관계 없다"
손보사, 연말 보험료 인상 예정…실손보험 손실 때문
보험사들이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병원·자동차 이용량이 줄어든 반면, 주식시장 활황에 투자 수익은 늘어나면서다.
실적 잔치 속에서도 보험료는 계속 오르는 모양새다. 이미 생명보험사들이 예정이율 인하로 인한 보험료 인상에 돌입했다. 손해보험사들도 올 연말 실손보험 보험료를 대폭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삼성생명은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3.3% 뛰어올라 1조원을 웃돌았다. 한화생명도 1분기 순이익이 1942억원으로 1년 전보다 306.3% 급증했다. 동양생명도 1분기 순이익 1065억원으로 67.4% 올랐다.
손해보험사 중에는 삼성화재가 괄목할만한 실적을 냈다. 삼성화재의 1분기 순이익은 431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3% 증가했다.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의 순이익도 같은 기간 각각 38.2%, 41% 올랐다.
보험사들의 호실적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병원과 자동차 이용이 줄면서 손해율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여기에 비대면 보험 판매가 대두되면서 모집 수수료, 마케팅 비용 등의 사업비도 감소했다. 증시 활황과 금리 회복세에 따라 변액보험 손익이 개선되면서 투자 이익은 크게 늘었다. 일부 일회성 요인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특별배당 관련 이익을, 동양생명은 수익증권·채권 처분이익을 반영하면서다. 보험사들이 1분기 실적 잔치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고객 부담으로 돌아가는 보험료는 오히려 인상되고 있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예정이율 인하로 인한 보험료 인상에 돌입했다. 예정이율 조정 요인에 실적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게 이유다.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달부터 일부 보장성 상품의 예정이율을 2.25%에서 2.0%로 내린다. 이미 일부 상품에 대해서 지난달 0.2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교보생명, NH농협생명, 신한생명도 올해 3~4월 예정이율을 2.25%에서 2.0%로 내렸다. 동양생명도 갱신형 보장성 상품과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내린 상태다.
예정이율은 장기 보험 계약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보험료에 적용하는 이자율을 의미한다. 예정이율이 올라가면 더 적은 보험료로도 같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지만 내려가면 보험료 부담이 더 커진다. 통상 보험사가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인하하면 신규 또는 갱신 보험계약 보험료는 일반적으로 7∼13%가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2019~2020년 급격하게 하락한 금리 폭에 대한 예정이율 조정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예정이율은 국고채 금리 변동에 따라 추후에 결정되는 것이기에 올해 1분기 실적과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실적 발표 시즌과 맞물려 조심스럽긴 하지만 이전에 봤던 손해를 이제야 회복하는 것이기에 계획에 따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위험손해율이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120% 안팎을 기록하며 고공행진 한 탓이다. 이는 보험료 납입액에서 사업운영비 등을 제외하고 보험금 지출액에 쓸 수 있는 보험료가 100이라고 가정할 경우, 실제 보험금 지출액이 120이었다는 의미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실손보험 사업실적 및 향후 대응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 손실은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손해보험사들이 법정 상한선인 25% 수준까지 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1분기 호실적은 영업에서의 손실을 투자가 메꾼 영향으로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실손보험에 대한 손해율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막대한 손해를 막기 위해선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과잉진료 등의 문제가 이어지면서 지난해에만 실손보험 관련 손실이 3조원에 달하는 상황"이라며 "보험료 인상을 막기 위해선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일부 가입자의 과잉 의료 이용이 다수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초래하고, 결국 일부 보험사의 판매 중단 사례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과잉 의료 이용 등의 문제가 결국 고객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보험금 누수를 유발하는 비급여에 대한 합리적인 보장기준 마련, 보험회사의 상품 판매 현황 상시 감시, 사후 감리 등을 통해 상품변경 권고 등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실적 잔치 속에서도 보험료는 계속 오르는 모양새다. 이미 생명보험사들이 예정이율 인하로 인한 보험료 인상에 돌입했다. 손해보험사들도 올 연말 실손보험 보험료를 대폭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보험사 '역대급 실적' 기록에도…보험료 인상 계속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삼성·한화·동양생명)와 손해보험사(삼성·현대·DB·메리츠·한화손보)의 합산 순이익은 각각 1조3888억원, 814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6.9%, 83.8% 폭등한 수준이다.삼성생명은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3.3% 뛰어올라 1조원을 웃돌았다. 한화생명도 1분기 순이익이 1942억원으로 1년 전보다 306.3% 급증했다. 동양생명도 1분기 순이익 1065억원으로 67.4% 올랐다.
손해보험사 중에는 삼성화재가 괄목할만한 실적을 냈다. 삼성화재의 1분기 순이익은 431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3% 증가했다.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의 순이익도 같은 기간 각각 38.2%, 41% 올랐다.
보험사들의 호실적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병원과 자동차 이용이 줄면서 손해율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여기에 비대면 보험 판매가 대두되면서 모집 수수료, 마케팅 비용 등의 사업비도 감소했다. 증시 활황과 금리 회복세에 따라 변액보험 손익이 개선되면서 투자 이익은 크게 늘었다. 일부 일회성 요인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특별배당 관련 이익을, 동양생명은 수익증권·채권 처분이익을 반영하면서다. 보험사들이 1분기 실적 잔치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고객 부담으로 돌아가는 보험료는 오히려 인상되고 있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예정이율 인하로 인한 보험료 인상에 돌입했다. 예정이율 조정 요인에 실적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게 이유다.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달부터 일부 보장성 상품의 예정이율을 2.25%에서 2.0%로 내린다. 이미 일부 상품에 대해서 지난달 0.2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교보생명, NH농협생명, 신한생명도 올해 3~4월 예정이율을 2.25%에서 2.0%로 내렸다. 동양생명도 갱신형 보장성 상품과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내린 상태다.
예정이율은 장기 보험 계약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보험료에 적용하는 이자율을 의미한다. 예정이율이 올라가면 더 적은 보험료로도 같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지만 내려가면 보험료 부담이 더 커진다. 통상 보험사가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인하하면 신규 또는 갱신 보험계약 보험료는 일반적으로 7∼13%가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2019~2020년 급격하게 하락한 금리 폭에 대한 예정이율 조정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예정이율은 국고채 금리 변동에 따라 추후에 결정되는 것이기에 올해 1분기 실적과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실적 발표 시즌과 맞물려 조심스럽긴 하지만 이전에 봤던 손해를 이제야 회복하는 것이기에 계획에 따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보사들도 보험료 인상 예고…"실손보험 손실 때문"
손해보험업계도 최근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올해 연말 금융당국과 협의해 지속적인 보험료 인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손해율이 큰 실손보험의 경우 보험료를 대폭 인상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위험손해율이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120% 안팎을 기록하며 고공행진 한 탓이다. 이는 보험료 납입액에서 사업운영비 등을 제외하고 보험금 지출액에 쓸 수 있는 보험료가 100이라고 가정할 경우, 실제 보험금 지출액이 120이었다는 의미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실손보험 사업실적 및 향후 대응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 손실은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손해보험사들이 법정 상한선인 25% 수준까지 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1분기 호실적은 영업에서의 손실을 투자가 메꾼 영향으로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실손보험에 대한 손해율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막대한 손해를 막기 위해선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과잉진료 등의 문제가 이어지면서 지난해에만 실손보험 관련 손실이 3조원에 달하는 상황"이라며 "보험료 인상을 막기 위해선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일부 가입자의 과잉 의료 이용이 다수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초래하고, 결국 일부 보험사의 판매 중단 사례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과잉 의료 이용 등의 문제가 결국 고객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보험금 누수를 유발하는 비급여에 대한 합리적인 보장기준 마련, 보험회사의 상품 판매 현황 상시 감시, 사후 감리 등을 통해 상품변경 권고 등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