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격’ 극복한 이랜드리테일, 언제 ‘A급’ 기업으로 올라설까[김은정의 기업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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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리테일이 삼중고에 시름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매출과 수익성이 급락한 상황에서 계열사 지원 등으로 순차입금은 빠르게 늘고 있다. 여기에 차입금에 부여된 조기상환 트리거(방아쇠) 탓에 이랜드리테일의 유동성 대응능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의 지난해 성장률은 -20.9%다. 지난해 이랜드리테일의 연결 기준 총매출은 3조2469억원으로 전년(4조1071억원)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0.1%로 전년 10.1%에서 급전직하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말 기준 아울렛 45개와 킴스클럽 39개를 운영하고 있다. 30여개의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앞세워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을 빠르게 생산·판매하고 있다. 이랜드월드(패션)·이랜드이츠(외식)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갖고 있는 계열사를 통해 집객 경쟁력도 갖췄다.
2019년 기업공개(IPO)를 철회한 뒤엔 투자자가 갖고 있던 지분을 자사주로 매입해 소각했다. 이에 따라 이랜드월드의 지분율이 재차 상승해 지난해 말 기준 이랜드월드의 지분율이 97.2%에 달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아울렛과 할인점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대규모 점포망을 기반으로 아울렛 시장에선 상위권 지위를 갖고 있긴 하지만 사업 다각화와 채널 다변화 수준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기업 중 하나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채널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급격하게 상승했다. 야외 활동 자제와 경기 악화로 패션상품 소비가 특히 줄었다. 이 때문에 이랜드리테일의 매출은 곤두박질쳤고, 이에 따른 고정비 부담과 할인행사 증가로 영업이익률이 급락했다.
이랜드리테일은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신리스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리스부채 계상으로 2019년 차입금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계열 자금 지원까지 맞물려 지난해에도 차입금 증가세가 이어졌다. 이랜드리테일은 올 3월 말 기준 이랜드월드와 이랜드파크에 각각 1141억원, 300억원의 자금을 대여하고 있다. 지난해엔 이랜드이츠 투자자의 엑시트(자금 회수)를 위해 이랜드파크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랜드리테일의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 2조2271억원으로 전년 1조8710억원에서 급증했다. 순차입금에서 리스부채를 빼더라도 2019년 말 1조5751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8923억원으로 늘었다. 이랜드리테일의 지난해 잉여현금흐름(FCF)은 2386억원 적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 단계만 신용등급이 올라도 'A급'(A-~A+) 기업이 되는데, 좀체 BBB+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점포 구조조정을 통한 영업효율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이 다소 완화하면서 내점 고객이 회복되고 있는 건 긍정적이다.
다행히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선 크게 개선됐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의 올 1분기 매출은 777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7% 증가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47억원으로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코로나19의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 2019년 1분기와 비교해보면 할인점 부문의 매출과 영업수익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아울렛 부문은 더 부진해졌다.
한국기업평가는 "가격 경쟁 중심의 온라인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고정비 부담이 큰 오프라인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라 영업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게 어려워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앞으로 전망도 그리 밝진 않다. 중저가 패션상품의 가격 경쟁 심화와 급격하게 바뀐 소비 트렌드 때문이다. 과시적 소비와 가성비 중시 소비로 소비 성향이 양극화하면서 중가 브랜드 제품의 수요는 줄고만 있다. 초저가나 초고가 패션 제품에 대한 수요만 늘고 있어서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유지보수 중심으로 투자계획을 짜고 있는데다 비효율점포 철수를 통해 점진적으로 차입금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비효율 점포 폐점을 통한 오프라인 매장의 내실화와 온라인 채널 강화에 따라 이랜드리테일의 신용도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기상환 트리거는 이랜드리테일엔 골치거리다. 올 3월 말 기준 이랜드리테일의 장단기 신용등급과 연계해 조기 지급 조건이 부여된 유동화 차입금과 금융사 차입금 잔액은 각각 1300억원, 590억원이다. 금융사 차입금 중 400억원에 대해선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BBB- 이하로 하락할 경우 조기 지급 조건이 발동된다. 이 외에 금융사 차입금과 유동화 차입금 전액에 대해선 BB+ 이하로 하락하는 경우 조기 지급 조건이 발동하게 된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이 기사는 05월17일(15:2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의 지난해 성장률은 -20.9%다. 지난해 이랜드리테일의 연결 기준 총매출은 3조2469억원으로 전년(4조1071억원)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0.1%로 전년 10.1%에서 급전직하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말 기준 아울렛 45개와 킴스클럽 39개를 운영하고 있다. 30여개의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앞세워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을 빠르게 생산·판매하고 있다. 이랜드월드(패션)·이랜드이츠(외식)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갖고 있는 계열사를 통해 집객 경쟁력도 갖췄다.
2019년 기업공개(IPO)를 철회한 뒤엔 투자자가 갖고 있던 지분을 자사주로 매입해 소각했다. 이에 따라 이랜드월드의 지분율이 재차 상승해 지난해 말 기준 이랜드월드의 지분율이 97.2%에 달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아울렛과 할인점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대규모 점포망을 기반으로 아울렛 시장에선 상위권 지위를 갖고 있긴 하지만 사업 다각화와 채널 다변화 수준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기업 중 하나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채널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급격하게 상승했다. 야외 활동 자제와 경기 악화로 패션상품 소비가 특히 줄었다. 이 때문에 이랜드리테일의 매출은 곤두박질쳤고, 이에 따른 고정비 부담과 할인행사 증가로 영업이익률이 급락했다.
이랜드리테일은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신리스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리스부채 계상으로 2019년 차입금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계열 자금 지원까지 맞물려 지난해에도 차입금 증가세가 이어졌다. 이랜드리테일은 올 3월 말 기준 이랜드월드와 이랜드파크에 각각 1141억원, 300억원의 자금을 대여하고 있다. 지난해엔 이랜드이츠 투자자의 엑시트(자금 회수)를 위해 이랜드파크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랜드리테일의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 2조2271억원으로 전년 1조8710억원에서 급증했다. 순차입금에서 리스부채를 빼더라도 2019년 말 1조5751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8923억원으로 늘었다. 이랜드리테일의 지난해 잉여현금흐름(FCF)은 2386억원 적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 단계만 신용등급이 올라도 'A급'(A-~A+) 기업이 되는데, 좀체 BBB+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점포 구조조정을 통한 영업효율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이 다소 완화하면서 내점 고객이 회복되고 있는 건 긍정적이다.
다행히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선 크게 개선됐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의 올 1분기 매출은 777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7% 증가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47억원으로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코로나19의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 2019년 1분기와 비교해보면 할인점 부문의 매출과 영업수익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아울렛 부문은 더 부진해졌다.
한국기업평가는 "가격 경쟁 중심의 온라인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고정비 부담이 큰 오프라인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라 영업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게 어려워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앞으로 전망도 그리 밝진 않다. 중저가 패션상품의 가격 경쟁 심화와 급격하게 바뀐 소비 트렌드 때문이다. 과시적 소비와 가성비 중시 소비로 소비 성향이 양극화하면서 중가 브랜드 제품의 수요는 줄고만 있다. 초저가나 초고가 패션 제품에 대한 수요만 늘고 있어서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유지보수 중심으로 투자계획을 짜고 있는데다 비효율점포 철수를 통해 점진적으로 차입금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비효율 점포 폐점을 통한 오프라인 매장의 내실화와 온라인 채널 강화에 따라 이랜드리테일의 신용도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기상환 트리거는 이랜드리테일엔 골치거리다. 올 3월 말 기준 이랜드리테일의 장단기 신용등급과 연계해 조기 지급 조건이 부여된 유동화 차입금과 금융사 차입금 잔액은 각각 1300억원, 590억원이다. 금융사 차입금 중 400억원에 대해선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BBB- 이하로 하락할 경우 조기 지급 조건이 발동된다. 이 외에 금융사 차입금과 유동화 차입금 전액에 대해선 BB+ 이하로 하락하는 경우 조기 지급 조건이 발동하게 된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이 기사는 05월17일(15:2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