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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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회사의 미국 투자 계획에 반대하고 나섰다. 국내 공장에 우선 투자하라는 게 노조의 요구다. 노조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공장 휴업도 반대하고 있다. '월급이 깎이는 것은 못 참겠다'는 것이다. 해외 투자도, 공장 가동 여부도 노조 허락을 받으라는 식이다.

○노조 "해외 투자도 허락 받아라"

현대차 노조는 17일 회사의 8조4000억원 규모 미국 투자 계획에 반대하고 나섰다. 노조는 이날 성명서에서 "노조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천문학적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은 5만 조합원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3일 미국에 5년간 74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세계 양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미국 시장을 잡기 위해 더욱 공격적으로 움직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노조는 그러나 "회사가 일방적 해외 투자를 강행하면 노사 공존공생은 요원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대신 국내 공장에 집중 투자하라는 게 노조의 요구다. 밥그릇부터 챙기겠다는 것이다.

노조는 앞서 올해 단체교섭 요구안에 '미래산업 확대에 따른 부품, 완성품은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협약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올해 교섭에선 미국 투자가 쟁점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노조 "왜 허락없이 휴업 결정했나"

현대차 울산 3공장은 18일과 20일 휴업하기로 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탓이다. 울산 3공장은 아반떼, 베뉴 등을 생산하는데, '에어백 콘트롤 유닛(AUC)' 내부 가속센서 부족으로 휴업이 불가피해졌다.

휴업을 결정하는 과정엔 진통이 있었다. 현대차 울산 3공장은 당초 17~18일 휴업 계획을 잡았다. 그러나 이 계획이 지난 13~14일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왜 우리 허락없이 결정했나'는 것이다. 노조는 회사의 휴업 계획을 거부했다.

현대차는 부랴부랴 휴업 계획을 다시 마련했다. 18일과 20일 휴업을 하되, 온라인 재택교육을 이수하면 통상임금의 100%를 지급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반도체 부족에 공장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돈을 써가며 노조를 설득해야 하는 게 현대차의 현실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