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17일 업계 처음으로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글로벌 수준의 ESG 리서치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증권은 작년 말 국내 증권사 최초로 ESG 연구소를 설립하고 꾸준히 관련 보고서를 내는 등 ESG 리서치를 강화해왔다.

삼성증권은 이번 제휴로 MSCI의 방대한 데이터와 노하우를 활용해 ESG 리서치 역량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MSCI는 글로벌 펀드들의 성과 평가를 위해 다양한 벤치마크 지수를 운영하고 있으며, ESG 분야에서도 40년 넘게 평가기법을 발전시켜 왔다. 현재 200여 명 이상의 ESG 전담 애널리스트를 보유한 MSCI는 1만4000여 개 글로벌 기업을 평가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주식·채권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MSCI는 특히 MSCI ESG Leaders 지수 등 ESG 관련 글로벌 지수를 산출하고 있다. 이를 추종하는 글로벌 운용 자금은 3500억달러를 웃돌아 투자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삼성증권의 ‘ESG 투자 전략 유형과 적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년간 MSCI의 ESG 등급평가를 기초로 국내 기업의 투자 성과를 비교했을 때 등급이 높은 기업이 부진한 기업보다 6%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ESG 평가 기준이 국내 기업 투자에도 유효하게 적용된다는 얘기다.

MSCI는 탄소 배출·전력 낭비 등 환경 분야에서 13개 항목, 노무 관리·제품 안전성 등 사회 분야에서 16개 항목, 이사회·오너십 등 지배구조 분야에서 6개 항목으로 나눠 ESG 등급을 매긴다. AAA(탁월)에서부터 CCC(부진)까지 7개 단계의 등급을 부여한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1월 리서치센터 내 ESG 연구소를 설립해 ‘ESG 시대, 에너지 대전환’ ‘ESG 자본시장의 뉴노멀’ 등 각종 리포트를 발간했다. 또 올 2월에는 업계 최초로 ESG 등급 인증 채권도 발행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