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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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원자재를 중심으로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인식돼 왔으나 달러가 하반기 강세기조를 보일 개연성이 높아 올 하반기에는 금보다 구리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과 각국의 부양책을 기반으로 글로벌 경제의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원자재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

금보다 구리…"향후 12개월 간 주요 원자재 중 수익률 최상"


미국 경기의 양호한 회복을 기반으로 미 달러도 하반기 강세기조를 보일 개연성이 높아 금 가격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은 하반기 미국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 가이던스 제시 시점을 전후로 미 국채금리 상승 속도가 빨라지며 금 가격을 제한할 소지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요가 암호화폐로 분산될 경우 금리 상승에 연동 심화될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반면 구리는 글로벌 경제의 반등 국면에서 생산과 투자가 확대되며 각국의 친환경 정책 도입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데 따른 모멘텀도 동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서베이에서 향후 12개월 간 주요 원자재들 중 구리의 수익률이 가장 좋을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2조30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법안이 통과되면 구리 수요가 늘어나며 가격 상승을 지지할 개연성이 높다.

구리는 구경제(Old Economy)와 신경제(New Economy)에서 모두 사용되는 접점에 있는 원자재다. 구리는 철도, 전력망, 주택 건설 등 대다수의 인프라 구축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친환경 에너지 발전시설, 전기차 등에 사용돼 친환경 투자 모멘텀도 기대된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기차 및 친환경 발전시설이 늘어나며 광물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북미와 유럽 등을 중심으로 백신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선진국 주도의 원자재 수요가 먼저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리 수요 증가에도 증산 제한적…"중장기적 가격 상승 전망"


구리의 친환경 수요 증가는 향후 수년간 전 세계적으로 전개될 구조적인 변화다. 이는 전기가 주 동력원으로써 화석 연료를 대체해 나가는 과정에서 전도체인 구리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친환경 산업의 구리 수요 증가 역시 구조적인 변화로써 대규모 신규 수요를 창출해 낸다는 측면에서 구리 가격의 상승세로 연결되기에는 충분하다.

이러한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최소 3년간 구리 증산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남미 구리 정광의 공급 여력은 제한된 상황이고 런던금속거래소(LME) 재고도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구리 광산의 개발 사이클의 주기는 상당히 길기 때문에 탐사부터 생산 개시까지 최소 10년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지난 5년간 주요 글로벌 구리 광산 업체들의 선제적인 설비투자비(CapEx) 확대는 이뤄지지 않았다. 반암(Porphyry) 광산의 경우 매년 정광 품위가 1~2% 가량 감소하고 있어 채굴 수율마저 떨어지고 있다.

진종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소 3년간 글로벌 구리 생산량은 크게 증가하기 어려울 것이며 타이트한 공급 환경은 이어질 것"이라며 "향후 6개월~1년 이후 중장기적으로 구리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