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년차를 맞은 기업구조혁신펀드 출자사업을 앞두고 사모펀드(PEF)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생 운용사만 참여할 수 있는 ‘루키리그’가 처음으로 도입되기 때문이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새내기 운용사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구조혁신펀드 모(母)펀드 운용사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한국성장금융)은 18일 3차 기업구조혁신펀드 출자 계획을 공고한다. 이번 3차 펀드는 정부재정 및 정책금융기관, 민간 금융사 등의 출자로 조성된 모펀드 4510억원에 민간 자금을 더해 최소 1조원 규모의 자(子)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2018년 출범한 기업구조혁신펀드는 민간 구조조정 시장 육성을 위해 만들어졌다. 지난해 조성된 2차 펀드까지 총 3조2000억원 규모로, 38개 기업에 1조7600억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재무개선이나 신사업으로의 전환 등 구조조정 수요가 있는 중소·중견기업이 핵심 투자 대상이다.

3차 펀드는 크게 64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을 정해놓지 않는 펀드)와 36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펀드(투자 기업을 정하고 자금을 모집하는 펀드)로 구성된다. 블라인드 펀드는 PEF와 사모부채펀드(PDF)로 나눠진 일반리그와 설립 5년차 이하 신생 운용사만 참여할 수 있는 루키리그로 이뤄진다. 총 750억원을 출자해 625억~750억원 규모의 펀드 2개가량을 조성하는 루키리그는 이번에 새롭게 이뤄지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루키리그는 2010년대 중반까지 국민연금, 산업은행 등을 중심으로 이어지다 명맥이 끊겼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트랙레코드가 입증된 운용사 중심의 출자가 업계의 대세로 자리잡으면서다.

PEF업계는 모처럼 등장한 루키리그에 반색하고 있다. 한 신생 PEF 운용사 대표는 “루키리그를 비롯해 다양한 투자 분야별 출자사업이 존재하는 벤처캐피털(VC) 분야와 달리 PEF 분야는 별다른 구분이 없었다”며 “운용사로서의 생존을 좌우하는 블라인드 펀드 결성의 기회인 만큼 많은 운용사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2차 펀드에 이어 PDF가 도입된 일반리그에는 중견 PEF 운용사들의 참여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성장금융은 회생절차에 돌입한 기업에 대한 대출(DIP 파이낸싱) 등 사후적 구조조정에 국한했던 PDF의 주목적 투자 범위를 사전적 구조조정까지 확대했다.

사모 형태로 기업에 자금을 빌려주는 사모대출 시장은 최근 IMM PE, VIG파트너스 등 대형 운용사들이 진출하고 있다. 에쿼티(주식) 투자에 비해 다소 수익성은 낮지만 그만큼 위험성도 낮은 ‘중위험 중수익’ 투자 대상이다. 한 중견 구조조정 PEF 대표는 “코로나19 위기로 재무구조가 악화됐지만 각종 정책 지원을 통해 문제가 드러나지 않고 있는 기업이 상당하다고 본다”며 “유동성 사이클이 마무리되면서 늘어날 투자 기회를 잡기 위해 올해 펀딩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