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테슬라 하락+인플레에 베팅한 '빅숏' 마이클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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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테슬라 하락+인플레에 베팅한 '빅숏' 마이클 버리](https://img.hankyung.com/photo/202105/01.26380883.1.jpg)
하지만 지난주 금요일 나온 5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에서는 또 다시 물가 불안감이 노출됐습니다. 전월(88.3)보다 낮은 82.8로 집계된 가운데 소비자들의 향후 12개월 기대 인플레이션은 4.6%로, 전월의 3.4%에서 크게 오른 겁니다. 미시간대측은 "주택과 자동차, 가계 내구재 가격에 대한 언급이 1980년대 마지막 인플레이션 흐름이 끝난 이후 가장 부정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테슬라 하락+인플레에 베팅한 '빅숏' 마이클 버리](https://img.hankyung.com/photo/202105/01.26380880.1.jpg)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뿐 아니라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 측정 지표인 미 국채 10년물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BEI: break-even inflation rate)도 이미 Fed의 목표인 2%를 넘는 2.51%에 달하고 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테슬라 하락+인플레에 베팅한 '빅숏' 마이클 버리](https://img.hankyung.com/photo/202105/01.26380890.1.jpg)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테슬라 하락+인플레에 베팅한 '빅숏' 마이클 버리](https://img.hankyung.com/photo/202105/01.26380884.1.jpg)
하지만 헤지펀드 사토리펀드의 댄 나일스 설립자는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식량과 에너지, 주택 가격이 빠르게 상승한다면 Fed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며 "만약 Fed가 올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끝내겠다는 신호를 보인다면 시장은 20% 폭락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Fed가 인플레 압력에 대해 '일시적'이라고 강조하는 데 대해 "그들은 그들이 원하는 것을 말할 수 있지만, 그건 Fed가 2007년에 '서브프라임 위기가 잘 봉합됐다'고 말하던 걸 상기시킨다. 그건 분명히 그렇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나일스는 "지난 13년간 쉬운 돈을 공급해온 Fed가 이제 갑자기 거둬들이기 시작한다면 당신이 어디에 투자해야할 지 다시 생각해야한다.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밸류에이션 낮은 주식(가치주)이 투자해야할 곳"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술주와 가치주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지만 어쨌든 작년 11월 초 개발 중인 백신의 예방률이 9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난 뒤 가치주들의 약진은 눈부십니다. 다우 지수에 속한 가치주들은 대부분 30~50% 올랐습니다. 반면 성장주, 특히 고평가 기술주들은 30~50%씩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루 밀러 글로벌마켓 애널리스트는 가치주가 성장주에 앞서는 이런 추세가 최소 3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제 재개가 이제 막 시작됐다는 겁니다. 그는 금리가 정상 수준의 절반 정도인 만큼 아직 경기민감주도 오를 여력이 상당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기술주 중에서 거대 기술주는 괜찮을 것이란 견해를 표명했습니다. 실적이 받쳐주는데다 이를 바탕으로 주가를 지탱할 자사주매입을 늘릴 것이란 얘기입니다. 최근 자사주 매입을 실시하고 있는 아마존은 이날도 주가가 반등했습니다.
이날 기술주 하락세에는 두 가지 요인이 더 추가됐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테슬라 하락+인플레에 베팅한 '빅숏' 마이클 버리](https://img.hankyung.com/photo/202105/01.26380879.1.jpg)
머스크는 전날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처분할 수 있다'는 한 트위터 사용자의 글에 '정말(indeed)'이란 댓글을 달아 비트코인 급락세를 유발했습니다. 이후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매도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분위기는 차가웠습니다. 그는 비트코인 지지자들과 온라인 설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테슬라의 경우 이날 영화 '빅숏'(Big Short)의 주인공인 마이클 버리가 막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취한 게 드러났습니다. 버리의 사이언캐피털이 이날 신고한 13F 보고서(SEC가 1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자가 매 분기 말로부터 15일 이내에 보유지분의 변동사항을 보고토록 한 것)에서 지난 1분기 주식 80만주 이상에 상당하는 테슬라 풋 옵션 계약을 매수한 것으로 나타난 겁니다. 액수로는 5억3340만 달러로 그의 전체 포트폴리오의 40%에 달합니다. 풋옵션은 주가가 하락하면 이익을 얻는 만큼 테슬라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보고 그야말로 ‘빅숏’을 한 것입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테슬라 하락+인플레에 베팅한 '빅숏' 마이클 버리](https://img.hankyung.com/photo/202105/01.26380881.1.jpg)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테슬라 하락+인플레에 베팅한 '빅숏' 마이클 버리](https://img.hankyung.com/photo/202105/01.26380886.1.jpg)
버리는 또 인플레이션이 급등할 것이란 데에도 막대한 베팅을 했습니다. 그는 지난 2월 바이마르식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바이마르공화국은 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을 말하며 당시 막대한 전쟁배상금을 갚느라 매우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었음)
그는 20년물 국채 ETF(TLT 20+ Year TSY bond ETF)의 풋옵션을 사들이고, 국채를 공매도해서 돈을 버는 ETF(TBT 20+ Year Treasury Ultrashort ETF) 등에 대해선 콜옵션을 매수했습니다.
버리 외에 특이한 13F 보고서를 보면 소로스펀드는 아케고스캐피탈의 강제매매 사태로 가격이 급락한 바이아컴CBS, 바이두, 텐센트뮤직 등의 주식을 대거 매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빌황이 성장했던 타이거 글로벌은 로블럭스 주식 4040만주(26억 달러 규모)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날 기술주가 내린 두 번째 요인은 보기 드문 매도 리포트가 나온 탓도 있습니다. 증권사 네드데이비스의 롭 앤더슨 등 주식전략가들은 기술주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내놓은 겁니다.
이들은 2월 중순 이후 횡보해온 기술주가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에 굴복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1970년대 초부터 CPI 수치가 전년대비 3.9% 이상 상승하면 기술주는 S&P 500 지수에 비해 매년 3.6% 포인트 낮은 수익률을 보여왔다는 겁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테슬라 하락+인플레에 베팅한 '빅숏' 마이클 버리](https://img.hankyung.com/photo/202105/01.26380887.1.jpg)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테슬라 하락+인플레에 베팅한 '빅숏' 마이클 버리](https://img.hankyung.com/photo/202105/01.26380885.1.jpg)
골드만삭스는 지난주 말 ‘연말 S&P 500 지수의 목표치를 4300으로 유지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4300이라면 지금부터 상승 가능성이 3% 밖에 없습니다.
골드만삭스와 UBS의 시각이 다른 건 기본적으로 기업 이익 전망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UBS는 S&P 500 기업의 올해 주당순이익을 기존 188달러에서 206달러로 올려잡았습니다. 2022년에도 기존 218달러에서 232달러로 상향했습니다. 이는 막바지에 달한 1분기 어닝시즌에서 S&P 500 기업의 86%가 예상을 넘는 실적을 신고한 데 따른 겁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S&P 500 기업의 올해 EPS 추정치를 기존 181달러에서 193달러로, 2022년에는 197달러에서 202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UBS보다 훨씬 낮습니다. 이에 따르면 올해 EPS 증가율은 전년대비 35%에 달하지만 내년부터는 2024년까지 매해 5%에 그칩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테슬라 하락+인플레에 베팅한 '빅숏' 마이클 버리](https://img.hankyung.com/photo/202105/01.26380900.1.jpg)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