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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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번의 도전 끝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상에 선 이경훈(30)이 아내와 곧 세상에 나올 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경훈은 18일(한국시간) PGA투어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빠가 된다는 사실 때문에) 잘해야겠다는 건 꼭 아니지만 본능적으로 남자로서 세지는 것 같다"며 "(출산을 앞둔 아내도) 지켜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안쓰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경훈과 그의 아내 유주연 씨는 오는 7월 딸 출산을 앞두고 있다.

2018년 이경훈과 결혼한 유 씨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남편의 PGA투어 도전을 묵묵히 도왔다. 로드 매니저를 자처할 정도로 고된 일정에도 불평 없이내조했다. 이경훈의 첫 우승을 합작한 일등공신인 셈이다. 이경훈은 "(아내와) 거의 모든 대회를 같이 다니는 데 저는 너무 좋다"며 "하지만 지금은 배가 많이 나와서 앞으로 한 두 대회 정도 더 뛰고 나면 집에서 관리를 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평소 사람 좋기로 유명한 이경훈의 우승 소식이 들리자 지인들의 축하 메시지가 쇄도했다. 약 300통 정도의 축하 인사를 받았다는 그는 "그레그 노먼이나 마이크 위어도 소셜 미디어에 축하 메시지를 남긴 것은 몰랐다"며 "최경주, 강성훈 프로님도 기다렸다가 축하해주셨다. 많은 분들의 축하를 받으니 꿈꾸는 것 같고 기분이 정말 좋았다"고 했다.

이경훈은 이번 우승으로 랭킹이 59위까지 뛰었다. 50위인 김시우(26)와 불과 9계단 차이여서 남은 대회 결과에 따라 이경훈이 올림픽에 나갈 수도 있다. 이경훈은 당장 오는 20일 개막하는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에서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이경훈은 "올림픽은 개인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매 대회 좋은 플레이를 하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지난 대회에서 비를 많이 맞아 피곤하지만 잘 회복해서 (PGA챔피언십) 1라운드부터 좋은 경기를 해보겠다"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