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성급 호텔 72% 폭탄 할인"…'라방'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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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들, MZ세대 겨냥 판매 채널 다변화
서울 도심 호텔 '라이브 방송' 마케팅 활발
4성급 호텔은 1박 가격 10만원 아래로 '뚝'
서울 도심 호텔 '라이브 방송' 마케팅 활발
4성급 호텔은 1박 가격 10만원 아래로 '뚝'
# 직장인 박주현 씨는 지난주 친구들과 호캉스(호텔+바캉스)를 다녀왔다. 비수기를 틈타 5성급 호텔이 라이브 커머스(라이브 방송·라방)에서 70% 넘게 할인된 가격으로 풀렸기 때문이다. 박 씨는 "라방을 보던 중 친구에게 메신저를 보내 바로 예약했다. 직장 근처 호텔이라 퇴근 후 헬스장을 이용하고, 친구와 함께 밤새 수다를 떨었다"며 만족을 표했다.호캉스 특가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호텔업계가 공실을 채우기 위해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서울 지역 호텔의 경우 비수기를 넘기는 동시에 여름 휴가객도 선점하려는 포석이다. 올해는 라이브 커머스를 활용한 마케팅이 인기를 얻고 있다.
호텔 상품 판매처 다변화…라이브커머스 '적극 활용'
박 씨가 이용한 상품은 5성급 호텔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가 카카오커머스의 라이브방송 서비스를 통해 선보인 '미니바패키지'다. 할인율 72%를 적용한 이 상품은 지난달 23일 판매 당일 준비한 500건 수량이 완판됐다. 6월 말까지 주중 수피리어룸 투숙객에게 객실 내 미니바 상품을 제공, 특급호텔에 10만원대 중반(16만원)에 묵을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관계자는 "당시 라이브방송 누계 시청자 수는 22만명에 달했다. 최대 동시접속자 수도 9000명이었다"고 전했다.
GS리테일 호텔 사업부가 운영하는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올해 라이브 커머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카카오커머스 외에도 이달 12일 GS홈쇼핑(GS샵)의 라이브 커머스 ‘샤피라이브’에서도 첫 선을 보였다. 지난해 GS샵 홈쇼핑에서 판매를 시작한 라이브방송으로도 선보인 것이다.
호텔가가 라이브커머스를 활용하고 나선 이유는 실시간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데다 카카오, 네이버 등 플랫폼을 이용할 경우 단시간에 다수의 객실 예약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라이브방송 중 예약하는 고객 대상으로 서비스 업그레이드 등 조건을 붙여 '한정판' 효과도 누릴 수 있다.
호텔 상품 판매처가 다변화하는 게 눈에 띈다. 라이브 커머스와 '야놀자' 등 숙박 애플리케이션(앱) 외에도 최근에는 장보기 앱 마켓컬리도 5성급 호텔 객실 판매처에 이름을 올렸다. 웨스틴 조선 서울, 그랜드 워커힐, 페어몬트 앰배서더 등이 마켓컬리에서 패키지 상품을 선보였다. 웨스틴 조선 서울의 경우 266만원짜리 주니어 스위트 패키지를 77% 할인한 59만9000원에 내놨다.
이는 온라인쇼핑 활용 빈도가 높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호캉스 주요 고객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커머스의 주문 제작 플랫폼 ‘카카오메이커스'의 올해(4월 기준) 판매 국내 호텔 숙박 건수는 지난해 9~12월 대비 19배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호캉스객 잡아라"…폭탄 할인 쏟아져
이처럼 호텔들이 판매 채널을 확대하면서 다양한 특가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과거 외국인 관광객과 사업 관련 숙박객이 많던 4성급 호텔의 경우 1박이 10만원 아래로 뚝 떨어졌다.서울 광화문 코리아나호텔의 경우 카카오쇼핑라이브를 통할 경우 7만원에 묵을 수 있다.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조선 서울 명동은 슈페리어룸 1박에 봉사료 및 세금을 포함해 6만4000원에 패키지 상품이 나왔다. 계열사 신세계TV쇼핑에서 구입할 경우 24시간 숙박과 조식 50% 할인 조건이 따라온다.
비수기 외국인 관광객과 출장 수요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장기투숙(롱스테이)족' 휴가객을 모으는 분위기도 두드러진다.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의 경우 2박 숙박 패키지 상품이 13만6000원에 책정됐다. 부산 휴가 계획이 있다면 서울에서 1박 후 부산(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부산)에서도 1박을 묵을 수 있는 상품으로 현대홈쇼핑은 상품을 구성했다. 일정 정도 추가금을 붙이면 7~8월 성수기에도 숙박할 수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재개되지 못해 서울 지역 특급호텔들은 올해 성수기 역시 호캉스 수요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라며 "MZ세대를 잡기 위해 온라인 판매처를 다양화하고, 패키지 구성도 소비특성에 맞춰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