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에 팔린 미켈란젤로…'비너스의 탄생'도 헐값에 나온다고? [김동욱의 하이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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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미켈란젤로의 유일한 패널화 완성작이 불과 17만 달러(약 1억9000만 원)에 팔렸습니다. 그림을 판 곳은 그 유명한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우피치 미술관이라고 합니다. 어찌 된 일일까요.
이탈리아 안사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우피치 미술관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영난으로 미켈란젤로의 '도니 톤도(Doni Tondo·성 가족)'이란 작품을 1만7000달러에 판매했습니다. 다행(?)히도 그림 '원본'을 판매한 것은 아니고 NFT(대체 불가 토큰·Non Fungible Token)라는 블록체인 기술로 만들어진 일종의 인증서가 첨부된 디지털 사본을 판매한 것입니다.
NFT는 예술 자산의 소유권을 명확히 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박물관 측은 'Doni Tondo'의 사본을 암호화해 '정품'으로 인증한 NFT를 한 이탈리아 여성에게 판매했습니다. 이 여성은 구입한 NFT를 남편에게 생일 선물로 줄 예정이라고 합니다.
우피치 미술관은 최근 발표한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걸작의 디지털 사본을 판매하고 나섰습니다. NFT를 적용한 가상 예술작품은 실제 작품 크기로 생성되며 복제할 수 없고, '정품'인증이 붙는다고 합니다.
미술관 측이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나선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영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잇따른 미술관 폐쇄로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겼습니다. 두 달 가량 폐쇄됐다 다시 문을 연 이달 6일에는 재개장 첫날임에도 방문객이 1516명에 불과했습니다. 하루평균 6000여 명이 방문했던 것에 비하면 4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지난해 연간 방문객도 120만 명 선으로 예년(440만 명)의 반의반 수준으로 위축됐습니다. 미술관 측은 앞으로 카라바조의 '바쿠스(Bacchus)'나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 라파엘로의 '대공의 성모(Madonna del Granduca)' 등 미술관의 대표작들의 NFB 판매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NFT가 경영난에 허덕이는 미술관에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과연 예술작품을 소유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하게 됩니다.
2억 원도 안 되는 미켈란젤로 작품은 과연 싼 것일까요. 아니면 터무니없이 비싼 것일까요.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이탈리아 안사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우피치 미술관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영난으로 미켈란젤로의 '도니 톤도(Doni Tondo·성 가족)'이란 작품을 1만7000달러에 판매했습니다. 다행(?)히도 그림 '원본'을 판매한 것은 아니고 NFT(대체 불가 토큰·Non Fungible Token)라는 블록체인 기술로 만들어진 일종의 인증서가 첨부된 디지털 사본을 판매한 것입니다.
NFT는 예술 자산의 소유권을 명확히 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박물관 측은 'Doni Tondo'의 사본을 암호화해 '정품'으로 인증한 NFT를 한 이탈리아 여성에게 판매했습니다. 이 여성은 구입한 NFT를 남편에게 생일 선물로 줄 예정이라고 합니다.
우피치 미술관은 최근 발표한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걸작의 디지털 사본을 판매하고 나섰습니다. NFT를 적용한 가상 예술작품은 실제 작품 크기로 생성되며 복제할 수 없고, '정품'인증이 붙는다고 합니다.
미술관 측이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나선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영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잇따른 미술관 폐쇄로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겼습니다. 두 달 가량 폐쇄됐다 다시 문을 연 이달 6일에는 재개장 첫날임에도 방문객이 1516명에 불과했습니다. 하루평균 6000여 명이 방문했던 것에 비하면 4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지난해 연간 방문객도 120만 명 선으로 예년(440만 명)의 반의반 수준으로 위축됐습니다. 미술관 측은 앞으로 카라바조의 '바쿠스(Bacchus)'나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 라파엘로의 '대공의 성모(Madonna del Granduca)' 등 미술관의 대표작들의 NFB 판매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NFT가 경영난에 허덕이는 미술관에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과연 예술작품을 소유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하게 됩니다.
2억 원도 안 되는 미켈란젤로 작품은 과연 싼 것일까요. 아니면 터무니없이 비싼 것일까요.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