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현대차 미국투자는 美전기차시장 선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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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기업과 시너지 효과
글로벌 빅테크와 다양한 사업도 기대
해외투자는 글로벌시장 공략의 수단
정만기 <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
글로벌 빅테크와 다양한 사업도 기대
해외투자는 글로벌시장 공략의 수단
정만기 <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
현대자동차그룹이 2025년까지 5년간 미국에 74억달러, 한화 약 8조1000억원을 투자해 현지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최근 밝혔다. 이번 투자로 내년엔 앨라배마 공장에서 전기차 전용플랫폼을 적용한 아이오닉 5 등을 생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회사의 계획에 현대차 노조가 반대하고 나섰다. 해외 공장은 현재 수준으로 충분하고, 노조와 상의하지 않아 무시당했다는 게 이유다. 산업 격변 시대엔 새로운 노사관계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또 해외보다는 국내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해외 공장 수준에 대해 살펴보자. 해외 투자는 수출과 더불어 해외시장 공략 수단 중 하나다. 수출로만 시장공략이 가능하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해외 투자를 선택할 이유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해외 투자는 수출을 보완하는 수단이자 국제화에서 세계화로 나아가는, 진전된 형태의 시장 확대 전략이다.
기아를 예로 들어보자. 기아는 2009년 미국에 조지아공장을 설립해 첫해 1만5000대 생산을 시작으로 2010년 15만3000대, 2012년 35만9000대 등으로 생산을 늘렸다. 이 기간 대미 수출 물량 역시 2009년 21만5000대에서 2015년 43만8000대로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기아는 조지아공장을 통해 시장 변화에 적기 대응할 현지 공급 체계를 확보하는 한편, 관세와 물류비용 절감, 환리스크 축소 등에 따른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로 도약했다. 이처럼 해외 투자는 한 기업의 종합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오는 만큼 투자 수준의 적정성을 이유로 노조가 반대할 일은 아닌 것이다.
노조를 무시했다는 주장도 생각해볼 점이 있다. 해외 투자는 경쟁사와의 관계 등으로 인해 극비리에 추진된다. 노조와 사전 상의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고도의 전략적 판단을 노조와 상의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노조의 주장대로 신산업 시대엔 새로운 노사관계가 필요할 수 있겠으나, 이는 미국 투자와 직접 관련성은 적어 보인다.
미국 투자보다는 국내 투자 집중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시대에 맞지 않는다. 관세나 물류비용 혹은 거래비용 발생이 전무한 경우 국내 투자 집중에 의한 수출로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전기차와 같은 전략적인 산업은 당분간 보호무역이 주류를 이루게 된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200조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등 전기차 육성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44만 대 공용차량을 모두 미국산 전기차로 조달하기로 했다. 미국 자동차 노조 역시 미국산 전기차에만 보조금 지급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수출로만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현지 투자는 부가가치 중 일부를 해외에 귀속시키지만, 브랜드 파워 확산 등으로 기업의 종합경쟁력을 제고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기도 한다. 기아가 역시 좋은 예다. 대부분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가 이미 진출해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치고 있던 미국 시장에서 기아는 후발 주자였다. 그러나 현지 생산을 통해 현지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고, 고용과 지역 경제에도 기여함으로써 단기간에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었다.
격화되고 있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소모적 논쟁을 지양하고 노사가 하나의 팀이라는 인식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야 한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미국 투자 결정은 급성장하는 미국 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될 수 있다. 미국에 이미 생산 공장을 갖추고 있는 국내 배터리 기업과의 시너지 효과는 물론 다양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신규 사업 관련 협업도 기대된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현대차그룹이 전기차를 넘어 수소차, 자율주행차,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글로벌 산업을 선도하는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이런 회사의 계획에 현대차 노조가 반대하고 나섰다. 해외 공장은 현재 수준으로 충분하고, 노조와 상의하지 않아 무시당했다는 게 이유다. 산업 격변 시대엔 새로운 노사관계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또 해외보다는 국내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해외 공장 수준에 대해 살펴보자. 해외 투자는 수출과 더불어 해외시장 공략 수단 중 하나다. 수출로만 시장공략이 가능하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해외 투자를 선택할 이유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해외 투자는 수출을 보완하는 수단이자 국제화에서 세계화로 나아가는, 진전된 형태의 시장 확대 전략이다.
기아를 예로 들어보자. 기아는 2009년 미국에 조지아공장을 설립해 첫해 1만5000대 생산을 시작으로 2010년 15만3000대, 2012년 35만9000대 등으로 생산을 늘렸다. 이 기간 대미 수출 물량 역시 2009년 21만5000대에서 2015년 43만8000대로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기아는 조지아공장을 통해 시장 변화에 적기 대응할 현지 공급 체계를 확보하는 한편, 관세와 물류비용 절감, 환리스크 축소 등에 따른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로 도약했다. 이처럼 해외 투자는 한 기업의 종합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오는 만큼 투자 수준의 적정성을 이유로 노조가 반대할 일은 아닌 것이다.
노조를 무시했다는 주장도 생각해볼 점이 있다. 해외 투자는 경쟁사와의 관계 등으로 인해 극비리에 추진된다. 노조와 사전 상의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고도의 전략적 판단을 노조와 상의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노조의 주장대로 신산업 시대엔 새로운 노사관계가 필요할 수 있겠으나, 이는 미국 투자와 직접 관련성은 적어 보인다.
미국 투자보다는 국내 투자 집중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시대에 맞지 않는다. 관세나 물류비용 혹은 거래비용 발생이 전무한 경우 국내 투자 집중에 의한 수출로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전기차와 같은 전략적인 산업은 당분간 보호무역이 주류를 이루게 된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200조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등 전기차 육성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44만 대 공용차량을 모두 미국산 전기차로 조달하기로 했다. 미국 자동차 노조 역시 미국산 전기차에만 보조금 지급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수출로만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현지 투자는 부가가치 중 일부를 해외에 귀속시키지만, 브랜드 파워 확산 등으로 기업의 종합경쟁력을 제고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기도 한다. 기아가 역시 좋은 예다. 대부분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가 이미 진출해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치고 있던 미국 시장에서 기아는 후발 주자였다. 그러나 현지 생산을 통해 현지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고, 고용과 지역 경제에도 기여함으로써 단기간에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었다.
격화되고 있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소모적 논쟁을 지양하고 노사가 하나의 팀이라는 인식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야 한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미국 투자 결정은 급성장하는 미국 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될 수 있다. 미국에 이미 생산 공장을 갖추고 있는 국내 배터리 기업과의 시너지 효과는 물론 다양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신규 사업 관련 협업도 기대된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현대차그룹이 전기차를 넘어 수소차, 자율주행차,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글로벌 산업을 선도하는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