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기준으로 255조원을 넘어선 국내 퇴직연금은 지난 몇 년간 연 10~15%씩 적립금이 꾸준히 불어나고 있다.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증시 활황을 타고 실적배당형에 직접 투자하는 사례도 조금씩 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퇴직연금의 총 적립금은 255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221조2000억원) 대비 15.5%(34조3000억원) 늘었다. 사학연금(23조2000억원) 공무원연금(13조3000억원) 등 국민연금을 제외한 다른 공적 연금보다 기금 규모가 10~20배가량 크다.

제도 유형별로는 확정급여(DB)형이 153조9000억원으로 전체 적립금의 60.2%를 차지했고, 확정기여(DC)형은 26.3%(67조2000억원)에 그쳤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비중은 13.5%(34조4000억원)였다. DB형은 회사가 근로자의 예상 퇴직급여액을 직접 운용하는 방식이고, DC형과 IRP는 근로자가 운용 책임을 진다. 즉 가입자 본인이 직접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하거나 운용 지시를 내릴 수 있다.

상품 유형별로는 원리금보장형 적립금이 228조1000억원으로 전체의 89.3%를 차지했다. 실적배당형은 10.7%(27조4000억원)에 머물렀다. 그러나 DC형과 IRP에서는 실적배당형 운용 비중이 각각 16.7%, 26.7%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체 실적배당형 비중도 지난해보다 0.3%포인트(4조4000억원)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퇴직연금 사업자 비중을 살펴보면 은행(51.0%)이 가장 높고, 생명보험(22.3%), 금융투자(20.2%), 손해보험(5.2%) 등의 순이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