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경선 연기' 갈등…강수 던지는 잠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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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文 "코로나 진정후 실시해야
컨벤션 효과 더 커진다" 주장
지지율 1위 이재명 "원칙대로"
이낙연 "선수한테 규칙 물어보나"
大選후보 먼저 뽑은 黨 '7전 6승'
송영길 "경선룰 이미 정해져 있다"
컨벤션 효과 더 커진다" 주장
지지율 1위 이재명 "원칙대로"
이낙연 "선수한테 규칙 물어보나"
大選후보 먼저 뽑은 黨 '7전 6승'
송영길 "경선룰 이미 정해져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대통령선거 후보 선출 일정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친문(친문재인) 진영에서는 코로나19 방역 상황, 컨벤션 효과 등을 이유로 ‘경선 연기론’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여권 주자 중 지지율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대선 6개월 전 후보 선출’이라는 원칙을 강조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런 ‘경선 룰’은 지난해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확정됐다. 그때도 “대선 후보 선출 시점을 선거일 100일 전으로 늦춰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 안규백 당시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은 “대선 100일 전 후보를 선출할 경우 2021년 가을 정기국회와 일정이 겹쳐 국회가 무력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경선 연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규정을 따를 경우 민주당은 오는 6월 후보 등록을 시작해 7월께 본선 후보를 6명 정도로 추리는 예비경선(컷오프)을 해야 한다. 여기서 50% 이상 득표자가 안 나오면 9월 초까지 1·2위 후보 간 결선투표를 하게 된다.
그런데 이달 들어 일부 친문 인사를 중심으로 경선 일정을 미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국민이 코로나19와의 전쟁을 1년 이상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대선 후보 경선을 하는 건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이라며 “국민 3000만 명 이상이 백신을 접종해 집단면역이 가시권에 들어왔을 때 경선을 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다른 일부 의원도 “9월에 후보를 뽑으면 우리 후보가 먼저 언론과 야당의 검증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우리가 먼저 매를 맞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등의 의견을 내놓으며 동조했다.
국민의힘은 선거일 120일 전인 11월 9일까지 대선 후보를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대선 후보를 늦게 선출하는 게 대선 승리에 꼭 도움이 되진 않는다고 본다. 역대 대선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 이뤄진 1987년 이후 일곱 번(13~19대)의 대선에서는 후보를 먼저 선출한 진영이 여섯 번이나 승리했다. 13대 노태우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모두 2위 후보보다 일찍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다만 지난 19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사흘 앞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를 꺾고 당선됐다.
단일화를 거쳐 양대 진영 후보가 최종 확정된 시점을 고려하면 컨벤션 효과가 먹혀들어간 사례가 적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2012년 4월에 일찌감치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지만 실질적으로 최종 후보가 된 건 정몽준 당시 국민통합21 후보와 단일화에 합의한 11월 25일”이라며 “한때 10%대로 하락한 노 전 대통령 지지율이 단일화 과정을 거쳐 반등한 것은 컨벤션 효과에 따른 수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 지사가 대승적으로 경선 연기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 지사가 대범한 자세를 보이면 누구도 넘보기 어려운 성을 쌓을 수 있다”고 했다. 다른 유력 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이 지사 측의 ‘경선 연기 불가론’에 대해 “운동선수들한테 시합 규칙을 물어보면 안 된다”며 에둘러 비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 지사가 현재 여권 내 지지율 1위긴 하지만 대단히 여유를 부릴 상황은 아니다”며 “경선 연기를 수용하면 ‘친문에 밀린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경선 하반기로 미루자는 친문
민주당 당헌 88조는 ‘대통령 후보자의 선출은 선거일 전 180일까지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0대 대선이 내년 3월 9일 치러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180일 전인 올해 9월 10일까지는 대선 후보를 확정해야 한다는 얘기다.이런 ‘경선 룰’은 지난해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확정됐다. 그때도 “대선 후보 선출 시점을 선거일 100일 전으로 늦춰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 안규백 당시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은 “대선 100일 전 후보를 선출할 경우 2021년 가을 정기국회와 일정이 겹쳐 국회가 무력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경선 연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규정을 따를 경우 민주당은 오는 6월 후보 등록을 시작해 7월께 본선 후보를 6명 정도로 추리는 예비경선(컷오프)을 해야 한다. 여기서 50% 이상 득표자가 안 나오면 9월 초까지 1·2위 후보 간 결선투표를 하게 된다.
그런데 이달 들어 일부 친문 인사를 중심으로 경선 일정을 미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국민이 코로나19와의 전쟁을 1년 이상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대선 후보 경선을 하는 건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이라며 “국민 3000만 명 이상이 백신을 접종해 집단면역이 가시권에 들어왔을 때 경선을 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다른 일부 의원도 “9월에 후보를 뽑으면 우리 후보가 먼저 언론과 야당의 검증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우리가 먼저 매를 맞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등의 의견을 내놓으며 동조했다.
국민의힘은 선거일 120일 전인 11월 9일까지 대선 후보를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역대 대선 결과 해석은 분분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인사들은 후보 단일화 등 대형 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이 오르는 현상인 ‘컨벤션 효과’를 근거로 내세운다. 전 의원은 “저쪽은 (단일화 등으로) 내년 1월까지 후보 경선을 할 텐데 우리만 먼저 뽑아놓으면 압도당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정치권에서는 대선 후보를 늦게 선출하는 게 대선 승리에 꼭 도움이 되진 않는다고 본다. 역대 대선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 이뤄진 1987년 이후 일곱 번(13~19대)의 대선에서는 후보를 먼저 선출한 진영이 여섯 번이나 승리했다. 13대 노태우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모두 2위 후보보다 일찍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다만 지난 19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사흘 앞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를 꺾고 당선됐다.
단일화를 거쳐 양대 진영 후보가 최종 확정된 시점을 고려하면 컨벤션 효과가 먹혀들어간 사례가 적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2012년 4월에 일찌감치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지만 실질적으로 최종 후보가 된 건 정몽준 당시 국민통합21 후보와 단일화에 합의한 11월 25일”이라며 “한때 10%대로 하락한 노 전 대통령 지지율이 단일화 과정을 거쳐 반등한 것은 컨벤션 효과에 따른 수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은 경선 연기 받아들일까
민주당 지도부는 경선 연기 논란에 대해 다소 모호한 입장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18일 “당헌·당규에 경선 룰이 이미 정해져 있다”고 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6월에 출범하는 대선기획단에서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당내 일각에서는 이 지사가 대승적으로 경선 연기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 지사가 대범한 자세를 보이면 누구도 넘보기 어려운 성을 쌓을 수 있다”고 했다. 다른 유력 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이 지사 측의 ‘경선 연기 불가론’에 대해 “운동선수들한테 시합 규칙을 물어보면 안 된다”며 에둘러 비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 지사가 현재 여권 내 지지율 1위긴 하지만 대단히 여유를 부릴 상황은 아니다”며 “경선 연기를 수용하면 ‘친문에 밀린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