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쿠팡 나와라"…네이버-CJ, 용인에 냉장 물류센터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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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식품’ 시장 본격 공략
네이버와 CJ대한통운 ‘연합군’이 올 8월쯤 용인에 대형 저온 물류센터 문을 열고 네이버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신선식품 분야를 본격적으로 강화한다. 격변하는 e커머스 시장의 최대 격전지인 신선식품 시장에서 앞서가는 쿠팡과 마켓컬리, 신세계 등을 따라잡기 위한 첫 걸음을 뗀 것이다. 신선식품 분야 없이도 e커머스 시장 1위(거래액 기준)를 달리고 있는 네이버가 e커머스 ‘절대강자’ 등극을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은 경기도 용인에 1만9835㎡(약 6000평) 규모의 신선식품 전용 저온 풀필먼트 센터 운영을 이르면 8월께 시작한다. CJ대한통운이 임대한 신규 콜드체인 창고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식품업체들이 계약을 맺고 사용하는 형태다. 최근 두 회사는 이미 ‘네이버-CJ 저온 풀필먼트 센터’에 들어올 식품업체들을 상대로 입점 설명회를 잇달아 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콜드체인 물류센터는 CJ대한통운의 곤지암 허브 터미널에 1시간 이내 도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원래 CJ대한통운의 물류는 △택배 기사들이 판매업체에 가서 물건을 가져오면(집하) △이를 다시 서브 터미널로 보내고(1차 간선 이동) △서브터미널에서 허브 터미널로 물건을 모은 뒤(허브 이동) △다시 주문자의 집 근처에 있는 서브터미널로 옮겨(2차 간선 이동) △소비자에게 보내지는(배송) 과정을 거친다. 2~3일의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말 6000억원대 지분 교환을 통해 제휴를 맺고 이 과정을 간소화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업체들은 미리 CJ대한통운 곤지암 허브 터미널 내 풀필먼트 센터에 물건을 갖다 놓는 방식으로 집하와 1차 간선 이동 과정을 없앴다. 덕분에 자정 전 주문에 대해서는 다음날 배송이 가능해졌다. 네이버로서는 직접 물류 투자 없이도 ‘빠른 배송’이 가능해지면서 자사 플랫폼 입점 업체가 급증하는 효과를 누렸다. 다만 곤지암 허브 터미널은 상온 시설만 있어 e커머스 시장 최대 격전지인 신선식품 분야에선 무용지물이었다. 이 때문에 두 회사 연합군이 준비한 게 용인의 네이버-CJ 저온 풀필먼트 센터다. 이 센터는 곤지암 허브 터미널과 1시간 내 거리에 있어 사실상 곤지암 허브 터미널에 신선식품이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두 센터 사이에는 저온 시설이 완벽히 구비된 콜드체인 배송 차량이 투입돼 신선식품 상온 노출을 최소화한다. 두 회사가 용인 콜드체인 센터에서 곧바로 소비자들의 집에 배송하는 ‘새벽배송’을 실행할 가능성도 있다. 마켓컬리가 지난달 CJ대한통운과 했던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국 배송은 쉽지 않지만 특정 지역부터는 새벽배송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네이버-CJ 저온 풀필먼트 센터 오픈은 네이버가 최대 약점이었던 신선식품 분야를 강화하는 신호탄이란 분석이다. 네이버는 신선식품이라는 약점을 갖고도 지난해 거래액 28조원을 올리며 21조원 수준인 쿠팡을 제치고 e커머스 시장 최대 플랫폼으로 등극했다. 그러나 콜드체인 물류센터와 배송 시스템이 없는 데 따른 공산품 위주의 상품 구색이 최대 약점으로 꼽혔다. 네이버가 지난 3월 ‘애널리스트 데이’를 열고 “신선식품을 3년 안에 쿠팡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키우겠다”고 말한 이유다.
신선식품 분야는 급성장하는 e커머스 분야에서도 가장 치열한 시장으로 꼽힌다. 시장 조사 업체 오픈플랫폼의 식료품(그로서리) 구매 행태 조사에 따르면 식료품을 ‘대부분 오프라인에서 구매한다’는 응답이 2019년 28.9%에서 지난해 22.5%로 줄고 ‘온·오프라인 반반’은 같은 기간 21.7%에서 24.7%로 증가했다. ‘온라인에서 더 많이 산다’는 응답은 8.7%에서 11.7%로 늘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도 “쿠팡의 신사업 중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시’의 1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5배 이상 늘었다”고 최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강조했다.
하지만 이 시장에서 네이버는 소외돼 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온라인 식료품 쇼핑몰’은 마켓컬리 22.0%, 쿠팡 20.4%, 이마트몰 16.2% 등이었지만 네이버는 단 1.5%에 머물렀다. 실제 주로 식료품을 구매하는 온라인몰 조사에서도 쿠팡이 23.1%의 응답을 받은 데 비해 네이버는 7.0%로 크게 뒤졌다.
네이버-CJ 저온 풀필먼트 센터가 생기면 이 같은 문제는 크게 줄어들 거란 관측이다. 신선식품 분야의 가장 큰 문제였던 배송 문제가 개선되고 점차 ‘새벽배송’으로 네이버의 쇼핑이 옮아가면 신선식품 분야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이미 네이버 커머스 채널로 향하는 식품업체들은 늘어나는 분위기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상온 노출 문제 때문에 그동안 네이버에 신선식품은 납품하지 않아왔다”며 “네이버의 저온 풀필먼트 센터가 오픈하는 대로 신선식품도 들여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1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은 경기도 용인에 1만9835㎡(약 6000평) 규모의 신선식품 전용 저온 풀필먼트 센터 운영을 이르면 8월께 시작한다. CJ대한통운이 임대한 신규 콜드체인 창고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식품업체들이 계약을 맺고 사용하는 형태다. 최근 두 회사는 이미 ‘네이버-CJ 저온 풀필먼트 센터’에 들어올 식품업체들을 상대로 입점 설명회를 잇달아 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콜드체인 물류센터는 CJ대한통운의 곤지암 허브 터미널에 1시간 이내 도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원래 CJ대한통운의 물류는 △택배 기사들이 판매업체에 가서 물건을 가져오면(집하) △이를 다시 서브 터미널로 보내고(1차 간선 이동) △서브터미널에서 허브 터미널로 물건을 모은 뒤(허브 이동) △다시 주문자의 집 근처에 있는 서브터미널로 옮겨(2차 간선 이동) △소비자에게 보내지는(배송) 과정을 거친다. 2~3일의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말 6000억원대 지분 교환을 통해 제휴를 맺고 이 과정을 간소화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업체들은 미리 CJ대한통운 곤지암 허브 터미널 내 풀필먼트 센터에 물건을 갖다 놓는 방식으로 집하와 1차 간선 이동 과정을 없앴다. 덕분에 자정 전 주문에 대해서는 다음날 배송이 가능해졌다. 네이버로서는 직접 물류 투자 없이도 ‘빠른 배송’이 가능해지면서 자사 플랫폼 입점 업체가 급증하는 효과를 누렸다. 다만 곤지암 허브 터미널은 상온 시설만 있어 e커머스 시장 최대 격전지인 신선식품 분야에선 무용지물이었다. 이 때문에 두 회사 연합군이 준비한 게 용인의 네이버-CJ 저온 풀필먼트 센터다. 이 센터는 곤지암 허브 터미널과 1시간 내 거리에 있어 사실상 곤지암 허브 터미널에 신선식품이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두 센터 사이에는 저온 시설이 완벽히 구비된 콜드체인 배송 차량이 투입돼 신선식품 상온 노출을 최소화한다. 두 회사가 용인 콜드체인 센터에서 곧바로 소비자들의 집에 배송하는 ‘새벽배송’을 실행할 가능성도 있다. 마켓컬리가 지난달 CJ대한통운과 했던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국 배송은 쉽지 않지만 특정 지역부터는 새벽배송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네이버-CJ 저온 풀필먼트 센터 오픈은 네이버가 최대 약점이었던 신선식품 분야를 강화하는 신호탄이란 분석이다. 네이버는 신선식품이라는 약점을 갖고도 지난해 거래액 28조원을 올리며 21조원 수준인 쿠팡을 제치고 e커머스 시장 최대 플랫폼으로 등극했다. 그러나 콜드체인 물류센터와 배송 시스템이 없는 데 따른 공산품 위주의 상품 구색이 최대 약점으로 꼽혔다. 네이버가 지난 3월 ‘애널리스트 데이’를 열고 “신선식품을 3년 안에 쿠팡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키우겠다”고 말한 이유다.
신선식품 분야는 급성장하는 e커머스 분야에서도 가장 치열한 시장으로 꼽힌다. 시장 조사 업체 오픈플랫폼의 식료품(그로서리) 구매 행태 조사에 따르면 식료품을 ‘대부분 오프라인에서 구매한다’는 응답이 2019년 28.9%에서 지난해 22.5%로 줄고 ‘온·오프라인 반반’은 같은 기간 21.7%에서 24.7%로 증가했다. ‘온라인에서 더 많이 산다’는 응답은 8.7%에서 11.7%로 늘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도 “쿠팡의 신사업 중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시’의 1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5배 이상 늘었다”고 최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강조했다.
하지만 이 시장에서 네이버는 소외돼 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온라인 식료품 쇼핑몰’은 마켓컬리 22.0%, 쿠팡 20.4%, 이마트몰 16.2% 등이었지만 네이버는 단 1.5%에 머물렀다. 실제 주로 식료품을 구매하는 온라인몰 조사에서도 쿠팡이 23.1%의 응답을 받은 데 비해 네이버는 7.0%로 크게 뒤졌다.
네이버-CJ 저온 풀필먼트 센터가 생기면 이 같은 문제는 크게 줄어들 거란 관측이다. 신선식품 분야의 가장 큰 문제였던 배송 문제가 개선되고 점차 ‘새벽배송’으로 네이버의 쇼핑이 옮아가면 신선식품 분야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이미 네이버 커머스 채널로 향하는 식품업체들은 늘어나는 분위기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상온 노출 문제 때문에 그동안 네이버에 신선식품은 납품하지 않아왔다”며 “네이버의 저온 풀필먼트 센터가 오픈하는 대로 신선식품도 들여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