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엘 부친 이기진, 중국 기업 백지수표 거절한 이유
가수 CL(씨엘)의 아버지 이기진 서강대학교 교수가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물리학자이자 가수 씨엘의 아버지가 출연해마이크로파를 이용해 혈당을 측정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의 한 대기업으로부터 백지수표를 제안 받았다고.

이 교수는 "연구비가 다 떨어진 상태였을 때 돈을 마음대로 주겠다며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세상엔 하지 말아야 할 일도 있다고 생각해서 거절했다"고 했다.

이어 "이 기술이 중국으로 가면 지금가지 내가 대한민국 정부에서 연구비를 연구한 결과가 날아가 버리지 않느냐"며 과학자로서의 양심을 지켰다고 설명했다.

딸 씨엘은 아버지에 대해 "정말 본인이 좋아야 하시는 분"이라며 "일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고 했다.

톱 아이돌 반열에 올랐던 딸 씨엘과의 이야기도 전했다. 씨엘은 YG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시절인 고등학교 2학년 때 자퇴 결심을 내비쳤다고.

이기진 교수는 "강변북로에서 운전 중에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했다. '왜'라고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얼마나 결정하는데 오래 걸렸겠느냐.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고 딸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씨엘은 "학업과 연습생 생활을 병행하기 너무 힘들었다"며 자퇴 이유를 밝혔고, "아버지는 한 번도 안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고마워했다.

이 교수는 "그 이후에 시키지 않아도 고등학교 졸업검정고시를 봤더라"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딸 씨엘의 데뷔 무대를 보고 당혹스러웠다고 귀띔했다. 그는 "자랑스럽기도 하면서 부모 입장이니 걱정이 컸다"며 "내가 가르칠 수 있는 영역에서 벗어나 있기에 잘했으면 했다. 안쓰럽기도 하고 복합적인 감정이었다"고 털어놨다.

이 교수에게 딸 씨엘은 "말이 통하는 친구"다. 씨엘 또한 "아빠는 그냥 이기진"이라며 "부모와 친구같이 솔직하게 지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최근 아내가 세상을 떠난 것에 대해 "가장 슬픈 일"이라고 이 교수는 떠올렸다. 씨엘 또한 "어머니를 추억하고 싶어 만든 노래가 있다. 아버지는 자유로운 영혼이고 어머니는 배려가 깊은 사람이었다"며 속내를 꺼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