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⅓이닝' 양현종, 다음 과제는 투구 수 50개 이후 투구 감각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이 메이저리그 입성 후 처음으로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아직은 선발보다 롱릴리프로 더 자주 등판한 양현종이 '선발 자리에 어울리는 투수'로 평가받을만한 투구였다.

다음 과제는 '투구 수 50개 이후 성적'이다.

양현종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다.

볼넷은 4개를 내줬고, 삼진 2개를 잡았다.

팀이 0-2로 패해 양현종은 빅리그 개인 첫 패배를 당했다.

그러나 이날 양현종은 병살타를 3개나 유도하고, 외야로 향하는 타구는 4개만 허용하는 등 탁월한 '땅볼 유도 능력'을 과시했다.

메이저리그 입성 후 가장 많은 5⅓이닝(종전 4⅓이닝)과 투구 수 74개(종전 72개)를 기록하며 중요한 허들 한 개도 넘겼다.

5회까지는 완벽했다.

양현종은 공 53개로 5회를 채우며, 양키스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6회에 이날의 첫 장타를 내주고, 볼넷 2개를 허용하며 2실점 했다.

양현종은 선두타자 카일 히가시오카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고, 타일러 웨이드에게 우중간 3루타를 맞아 첫 실점 했다.

D.J. 러메이휴에게 좌익수 희생 플라이를 맞아 추가점을 내준 양현종은 루크 보이트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마운드를 브렛 마틴에게 넘겼다.

이날 양현종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외야로 날아간 양키스 타자들의 타구는 단 4개뿐이었다.

이 중 2개가 6회에 나왔다.

볼넷 4개 중 2개도 6회에 허용했다.

앞선 4경기에서 양현종은 투구 수 50개 이하일 때 피안타율 0.200으로 매우 좋았다.

그러나 50개가 넘어가면 피안타율이 0.273으로 높아졌다.

시즌 5번째 등판에서도 공 53개를 던진 5회까지는 14타수 2안타(피안타율 0.143)로 양키스 타선을 압도했다.

그러나 6회에는 아웃 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3루타 1개와 볼넷 2개를 내줬다.

양현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6회에 체력이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몰린 공이 많았다.

5회까지는 포수 호세 트레비노를 믿고 즐기면서 던졌다"며 "6회부터는 밀어 넣는 투구를 했다.

실점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에 투구 밸런스에 문제가 생겼고, 볼넷과 장타를 허용했다"고 아쉬워했다.

'5⅓이닝' 양현종, 다음 과제는 투구 수 50개 이후 투구 감각
양현종은 올해 투구 수를 늘리는 '빌드업'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

2월 13일에 텍사스와 계약한 그는 2월 20일에 미국으로 출국했다.

스프링캠프 합류가 늦었고, 보직이 확정되지 않은 탓에 시범경기에서 총 10이닝(5경기)만 소화했다.

개막 로스터 진입에 실패한 양현종은 4월 27일 꿈에 그리던 빅리그 마운드에 섰다.

그러나 양현종은 롱릴리프와 선발을 오갔다.

구원 투수로 등판한 3경기에서 모두 4이닝 이상을 소화했지만, 꾸준히 선발로 등판해 100개 내외를 던지던 KBO리그 시절의 감각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20일 선발 등판도, 19일에야 확정돼 '선발 투수 루틴'을 지키지 못한 채 마운드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5이닝 이상을 소화한 건, 고무적이다.

남은 과제는 '투구 수가 많아져도 구위를 유지하는 것'이다.

보직이 확정되지 않은 터라, 여유 있게 빌드업을 할 수는 없다.

그러나 KBO를 대표하는 선발 투수였던 양현종에게는 투구 수를 늘리는 노하우가 있다.

선발 등판일이 조금 더 일찍 확정되면, 양현종이 감각을 찾는 시간도 늘어난다.

양현종은 빅리그 두 번째 선발 등판 경기에서 5⅓이닝을 넘기며, 선발 투수의 재능을 과시했다.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면, 더 많은 이닝 소화도 노릴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