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거래에 악용된다는 점은 암호화폐를 비판할 때 자주 등장하는 논리다. ‘N번방’과 ‘웰컴 투 비디오’ 사건에서도 암호화폐는 범죄자들 배를 불리는 데 쓰였다. 유엔의 지난달 보고서에는 북한이 2019년부터 작년 11월까지 3억1640만달러(약 3600억원) 규모의 암호화폐를 훔쳤다는 내용이 나온다.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암호화폐 거래액 중 불법적 용도로 사용된 비중은 0.3%로 분석됐다. 2017년 0.8%, 2018년 0.4%, 2019년 2.1% 등과 비교하면 낮아지는 추세다. 한화자산운용은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은 탈세, 마약 구입, 불법 도박, 포르노 구매, 폰지 사기 등에 악용된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투명하게 공개돼 있어 거래내역 추적이 가능하다”고 했다. 비트코인 자체는 가치중립적 존재이고, 어디에 쓰이느냐는 사람이 결정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분석 업체의 역량이 높아지면서 정부의 범죄 추적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반론도 있다. 체이널리시스가 이 분야 1위 업체인데, 미국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각국 정보기관과 공조하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