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사진=한경DB
왼쪽부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사진=한경DB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할당제 반대 입장을 표명하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날 선 비판 의견을 내놓았다.

진 전 교수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할당제 자체가 공정하다는 게임 규칙이 실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인식에서 만들어진 제도"라며 "이준석은 이 부분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다. 아예 공부를 안 하니 인식 수준이 천박할 수밖에"라는 글을 적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 지금 공식적으로 여성을 차별하는 제도가 있냐"며 "외려 남자들이 차별받는다고 아우성이다. 이준석의 공약은 이미 이루어진 상태입니다. 그것도 과도하게"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그런데 그 공정하다는 경쟁의 결과가 이상하게도 늘 불평등하게 나온다"며 "그래서 OECD의 모든 국가에서 젠더 쿼터를 시행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 당대표 출마 선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이날 "단도직입적으로 당 대표가 되고 싶다"며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청년, 여성, 호남 할당제를 하겠다는 공약에 여의도에 익숙하지 못한 어떤 보편적인 청년과 어떤 보편적인 여성, 어떤 보편적인 호남 출신 인사의 가슴이 뛰겠냐"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인재를 널리 경쟁 선발하겠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실력만 있으면 어떠한 차별도 존재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공정함으로 모두의 가슴을 뛰게 만들자"고 제안하며 할당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준석 전 위원은 최근 젠더 이슈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2030 남성들을 공략하는 발언을 통해 지지 세력을 키워왔다는 평이다. 지난 16일 머니투데이 더300과 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기관 PNR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 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당 대표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서 20.4%로 1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조해진, 홍문표, 윤영석, 주호영, 조경태, 김웅, 김은혜 의원과 신상진 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과 경합을 벌이는 상황에서 이준석은 돋보이고 있다는 것.

이준석 '바보'라는 진중권


진중권 전 교수는 그동안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젠더이슈 관련 팽팽한 견해차를 보여왔다. 전날에도 페미니즘과 관련해 이 전 최고위원이 페이스북에 "페미니즘을 강요하지 말라고 하고, 남성혐오로 의심받는 홍보물에 대해 동의를 표하면 여성혐오인가"라고 쓰자, 진 전 교수는 댓글로 "나는 이준석이 좋은데, 그게 여혐 발언인 게 사실"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진 전 교수는 이 최고위원이 밝힌 할당제 폐지 의견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진 전 교수는 "미사여구로 슬쩍 얼버무렸지만 결국 공정한 경쟁을 위해 여성, 지역, 청년 할당을 폐지해야 한다는 얘기"라며 "당 대표 선거에 그걸 공약이라고 들고 나오냐"고 저격했다.

그러면서 "열광하는 남자들이 있으면, 비토하는 여자들이 있다"며 "2030의 남녀 성비가 1.5 : 1이라고 잘못 알고 있던데, 그것 때문에 그러나? 소수를 두드려 다수를 잡는다는 하버드 산수, 그런데 열광은 금방 식으나, 비토 감정은 평생 갑니다. 바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