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농성자 통해 바라본 노동의 현실…연극 '굴뚝을 기다리며'

극단 고래의 17번째 정기작품 '굴뚝을 기다리며'가 6월 10일부터 27일까지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초연한다.

작품은 극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오마주했다.

하지만 원작의 '고도를 기다린다'에선 모티브만 차용했고, 굴뚝 위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극단 고래는 "공연 내내 실소와 폭소를 자아내는 언어유희가 계속되는 한편 기계로 대체되는 인간 노동의 문제, 고공에서 농성하는 사람들의 삶과 같은 현재 한국의 노동 현실을 독특한 방식으로 증언한다"고 작품에 관해 설명했다.

극작과 연출을 맡은 이해성은 블랙리스트 사태 당시 광화문 광장 캠핑촌에서 유성기업, 쌍용자동차, 콜트콜텍, 파인텍 등 고공농성에 참여했던 해고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굴뚝을 기다리며'를 쓰기 시작했다.

이후 2018년 파인텍 해고노동자들의 고공농성에 15일간 연대 단식을 하면서 작품을 구체적으로 구상했다고 한다.

고공농성자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일기를 읽으면서 굴뚝이라는 시공간을 체감하고 작품에 반영했다.

이해성은 "작품은 지금, 이 순간 여기, 우리의 실존을 묻고 있다.

결코 유보될 수 없는 우리 삶의 현재적 가치와 현재의 순간을 힘겹게 통과하고 있는 사람들의 문제를 함께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