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 단기외채 비율, 3개월새 1.2%p↑…정부 "양호한 수준"
대외 금융자산도 역대 최대…해외주식 투자 증가 영향

외국인들이 국고채 등 한국 채권을 많이 사들이면서 대외 채무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었다.

하지만 단기외채비율 등 채무 건전성 지표들은 모두 좋은 상태라는 게 한국은행과 정부의 판단이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우리나라 대외채무는 5천659억달러로 작년 12월말보다 210억달러 불었다.

같은 기간 대외채권(1조307억달러)도 29억달러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4천648억달러로 3개월 사이 180억달러 줄었다.

대외채무 사상 최대…외국인 한국채권 투자 증가 때문
대외채권과 대외채무는 우리나라 거주자의 해외 투자에 해당하는 '대외 금융자산', 외국인의 국내 투자에 따른 '대외 금융부채'에서 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지분·주식(펀드포함)·파생금융상품을 뺀 것이다.

결국 현재 시점에서 규모가 확정된 대외 자산과 부채를 말한다.

최진만 한은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3월 말 대외채권과 대외채무가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며 "대외채무가 증가했지만, 이는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긍정적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대외채권의 경우 중앙은행의 준비자산이 늘어난데다 수출 호조로 은행들의 수출금융도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외채무 가운데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외채의 비중은 29.3%로 작년 12월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우리나라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의 비율(37.1%)은 1.2%포인트(p) 올랐지만, 역시 큰 차이는 없었다.

기획재정부는 "외채(대외채무) 증가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외채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이라며 "단기외채 비중이나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이 과거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고, 다른 신흥국과 비교해도 좋은 편"이라고 밝혔다.

대외채무 사상 최대…외국인 한국채권 투자 증가 때문
3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대외 금융자산(대외투자)은 작년 12월말보다 256억달러 많은 1조9천884억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대외금융자산 중 거주자의 증권투자가 283억달러나 늘었다.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투자)는 1조5천97억달러로, 역시 비(非)거주자의 증권투자(+237억달러)를 중심으로 129억달러 증가했다.

최 팀장은 "대외 금융자산과 대외 금융부채 규모도 모두 사상 최대 수준"이라며 "대외 금융자산이 늘어난 것은 거주자의 해외 지분증권 투자가 늘고 글로벌 주가 상승 등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외 금융부채의 경우 국내 주가가 오른데다 외국인의 한국 채권 투자가 증가한 데 영향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대외 지급 능력을 반영하는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4천787억달러로 작년 12월말(4천661억달러)보다 126억달러 늘었다.

/연합뉴스